비주류 “당 주인이 누구냐”…손혜원 홍보위원장 공개면박
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교체한 국회 당 대표실 배경막의 전직 대통령들 사진 배치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당 혁신안과 관련해 계파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예민한 상황에서 ‘사소한’ 문제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더욱이 이 와중에 한때 ‘한 식구’였던 민주당은 새정치연합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창당 60주년 행사에 제동을 거는 등 야권 갈등을 드러내는 단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날 대표실 배경막 소동은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참석자들이 자리를 옮기던 중 정성호 민생본부장이 거칠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정 본부장이 배경막을 가리키며 “이게 뭐예요”라고 소리를 질렀고,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빨리 걸어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누가 당 주인이야! 저런 사진을 넣어 놓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저 구석에 가 있고!”라고 거들었다.
이 배경막은 오는 18일 창당 60주년을 앞두고 교체된 것으로, ‘국민과 함께, 민주 60’이라는 기념 엠블럼이 가운데 있고, 주변에는 역사의 현장을 담은 흑백 사진들이 배치됐다.
문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상도동계 인사들의 거리행진 사진이 상단 가운데 배치된데 비해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은 각각 좌·우측 하단 구석에 있어 거의 보이지 않게 된 것이었다.
느닷없는 고성에 참석자와 당 관계자는 물론 취재 기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분위기가 일순 얼어붙자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이 “저기 DJ(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을 위로 올리라”면서 수습에 나섰다.
이에 배경막 교체를 직접 챙긴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시간을 빨리 맞추려고 했는데 의견을 미처 다 듣지 못해 이렇게 됐다.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난 그렇게 심오한 뜻이 있는지 몰랐다. 그렇게 예민한 건지 잘 몰랐다”고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교롭게 민주당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에 대해 오는 18일까지 ‘민주당’ 당명을 사용한 설치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 역시 창당 60주년 기념 엠블럼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민주당은 또 이날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창당 60주년 기념 정책심포지엄을 열 계획으로,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등 탈당을 예고했거나 이미 탈당한 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