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대화 속 북핵진전 시동걸리나…한미는 ‘신중모드’

북중 대화 속 북핵진전 시동걸리나…한미는 ‘신중모드’

입력 2015-10-11 14:43
업데이트 2015-10-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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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언급’ 관심 속 北의도 주시…中 방북결과 후속협의 주목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북핵 문제에 대해 북중간 최고위급에서 소통이 이뤄지면서 정체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주변국들과 핵 문제에 대한 대화를 거부해온 상황에서 마련된 기회인 만큼, 북중간 최고위급 만남은 북핵 대화 전망에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중국 권력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 9일 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류 상무위원은 “중국은 반도(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반도의 비핵화 목표,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한다”며 “우리는 조선(북한)과 마찬가지로 조속히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답변이다. 핵 문제에 대해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의중이 직접 드러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기회라는 점에서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5개국은 핵활동 중단과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탐색적 대화’를 추진해 왔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다.

류 상무위원이 ‘북중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며 압박한 데 대해 김 제1위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평화롭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상황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신화통신 보도로 미뤄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북핵 불용’을 견지하는 중국을 외면하지 않고 김 제1위원장이 면담에 응한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기류도 정부 안팎에서 감지된다.

핵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경색돼 온 북중관계가 변화해 나간다면, 그 속에서 북핵 대화의 동력도 생길 수 있다는 게 그동안 정부 안팎의 관측이었다.

이런 점에서 김 제1위원장과 류 상무위원의 면담 내용은 향후 5자가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추진해 가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을 근거로 북한의 유의미한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1일 “탐색적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중국이 한 것”이라며 “원칙적 이야기를 서로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이번 당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대해 반응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논평을 거부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미가 기대하는 대로 중국이 향후 북중관계 복원을 북핵 해결의 지렛대로 삼을지, 아니면 이를 분리할지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방북에서) 무력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가 전달됐지만, 한미가 접근하는 방식의 핵문제 해결은 중국의 이해관계상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바라는 대로 중국의 대북정책이 움직일지는 아직 조심해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류 상무위원의 이번 방북 결과는 중국 대표단이 베이징으로 복귀한 후 외교 채널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체 분석을 거쳐 한·미 등 주변국과 이번 면담 결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등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토대로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의도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북중관계의 변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북핵 대응 방향은 이달 16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이달 31일이나 다음달 1일 한국에서 열릴 전망인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신중하게 평가하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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