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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야권통합’ 카드 왜?…野 지형 또 한번 출렁이나

이번엔 ‘야권통합’ 카드 왜?…野 지형 또 한번 출렁이나

입력 2016-03-02 11:48
업데이트 2016-03-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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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필리버스터 끝나자마자 승부수…“오래 고민한 결과”안철수 “의도 의심스럽다…당내 정비부터 하라”…김한길 역할론 부상“개별적 차원의 논의 이미 시작됐다” 전언도 나와

4·13 총선을 40여일 앞둔 야권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이 정국의 화두로 등장하며 야권 지형이 또 한 번 출렁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끝나기 무섭게 ‘국민의당’과의 야권 통합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드는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의당은 일단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창당 주역별로 온도차도 감지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야권의 단합된 모습을 강조한 뒤 “야권이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권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과 비교해 전향적 변화이자 깜짝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박수현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통합을) 고민한지는 오래됐다. 야권통합의 틀을 통해 총선 승리를 담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강하게 갖고 있었다”고 즉흥적 발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통합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그런 목표를 쉽게 이룰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 인식을 말한 것이었지, 최종 목표를 말한 것은 아니다”며 “여러 정치세력이 분화하는 와중이어서 통합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의 제안은 국민의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서, 정의당은 통합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통합 제안은 야권 분열시 총선 승리가 불투명해진다는 강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내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을 양분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전체 선거구의 절반 가량인 수도권에서 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총선 패배로 귀결된다.

일정의 촉박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후보 등록을 시작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통합 논의를 위해 남은 기간은 20일 남짓한 정도다. 김 대표도 “통합을 위해 이런저런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로선 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더민주가 손해볼 것이 없다는 인식 하에 여러 포석을 깔아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전통적 지지층의 다수가 야권통합을 희망하고 있어 선제적인 통합 카드는 더민주의 야권 주도권을 강화시킬 수 있다.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반대 정서를 완화하는 국면 전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현실적으로 통합이 힘든 상황에서 선거연대 논의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합 논의 성사의 키를 쥔 국민의당은 일단 선을 그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김 대표의 ‘사술’(邪術)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통합 화두를 던져 당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진의를 좀더 정확하게 알아보겠다”고 말을 아끼고, 천정배 공동대표는 “경솔하게 답변해선 안될 일”이라고 즉답을 피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 내에서 더민주의 변화 의지에 따라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와 주목된다.

문병호 의원은 “우리가 탈당한 취지는 더민주의 친노(친노무현)·운동권 패권주의, 낡은 진보 이미지 때문이었다”며 “더 과감하게 변화한다면 야권 통합이나 연대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날 문재인 전 대표 시절의 '친노 패권주의에 반대해 탈당사태가 발생했는데 문 전 대표의 사퇴로 탈당의 명분이 해소됐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내에서는 공식적 차원은 아니더라도 이미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는 전언이 나온다. 김한길 위원장이 핵심적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 인사로부터 통합 논의를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고, 국민의당 관계자도 “공식 루트는 아니겠지만 개별적 단위에서 의사소통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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