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자들 “밀실공천 철회해야…관철안되면 중대결심”

새누리당이 지난 주말 4·13 총선 후보자를 1차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일부 탈락자가 발생하면서 첫 낙천 사례가 된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상향식 원칙을 저버리고 ‘밀실 공천’을 하고 있다며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TK(대구·경북) 친박(친박근혜) 중진을 먼저 컷오프 시킬 것이라던 소문이 현실로 나타난 첫번째 케이스로 기록된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은 연일 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태환 의원은 6일 공관위에 공식으로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장석춘 ㈔미래고용노사네트워크 이사장의 단수추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당의 사유가 명백하지 않거나 납득하지 못할 수준이라면 구미 시민과 함께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하을에 조경태 의원이 단수 추천되면서 탈락한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의 결정이 그대로 당 최고위 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상향식 공천에 정치생명을 건다고 그간 수차 공언한 김무성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포함해 상응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주영 의원이 단수추천된 경남 마산합포의 허영 전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은 성명서에서 “경선을 하지 않고 밀실 공천을 한다면 3·15 정신에 빛나는 마산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것”이라며 “단수 추천 철회와 경선 실시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나를 믿는 분들과 중대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된 부천 원미갑 정수천 예비후보, 청년 우선추천 지역인 관악갑의 임창빈 예비후보도 보도자료를 내고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는 서울 종로에서 컷오프된 김막걸리 예비후보가 ‘막걸리’를 들고 당사를 항의 방문하고, 임창빈 예비후보가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과 항의 시위를 하는 등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당사 앞 경찰 경비도 평소보다 한층 강화되는 등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다.

낙천자들이 일제히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선 ‘탈당 도미노’와 대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당 지도부는 실제로 대규모 탈당과 ‘이적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야당의 지지율이 호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새누리당보다 높지 않은데다 신당인 국민의당도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이 18대부터 과반 의석을 꾸준하게 유지해오고 과거 탈당 전력자들이 복당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도 대규모 탈당을 막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일부 출마자들은 후보 압축 결과가 발표되기에 앞서 사전에 ‘보호막’을 치기도 했다.

강길부(울산 울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에서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저를 원천배제하고 소위 친박 후보 2명만 갖고 여론조사를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주장하며 컷오프 가능성을 우려했다.

1차 컷오프를 통해 경선 상대로 결정된 예비후보가 경선에 참여할 수 없는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는 출마자들도 나왔다.

권신일(서울 성북갑) 예비후보는 이날 당사에 배포한 자료에서 양자 구도로 맞붙게 된 정태근 전 의원에 대해 “2012년 탈당후 무소속 출마해 패하는 해당 행위를 했고, 이례적인 전과 3범이어서 공직자 부적합 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