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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기 소형화·ICBM 능력’ 어떻게 입증할까

北, ‘핵무기 소형화·ICBM 능력’ 어떻게 입증할까

입력 2016-03-15 11:06
업데이트 2016-03-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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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차 당 대회 전후로 핵실험·ICBM 시험발사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지시한 것은 앞으로 핵무기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한미 군 당국의 평가를 불식하기 위해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 제1위원장은 탄도 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첨두(재진입체)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하면서 “핵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보유를 입증하려면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나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미·소 냉전 때도 시도된 적이 없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런 방식의 실험은 냉전 때는 물론 어떤 나라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다”며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해상으로 쏘더라도 그 폭발력을 감당할 수 없고 방사능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이 비키니섬에서 수중 폭발시험을 한 적은 있지만, 그것도 미사일을 날린 것이 아니라 사전에 기폭장치를 설치해 폭파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와 ICBM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핵탄두 폭발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제 5차 핵실험을 한 뒤 ICBM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 연구위원은 “핵탄두 폭발시험이라고 해도 (기존에 핵실험을 하던) 풍계리 지하에서 할 것으로 보이며 소형화된 핵탄두를 보여주고 나서 그것을 지하에서 폭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다음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보여준 뒤 발사시험을 해서 핵무기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것을 다단계로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과거 수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미사일 보유국이 된 인도와 파키스탄 등도 이런 방식으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공개한 적이 없지만, 북한은 핵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안보 당정협회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주로 기폭실험을 했는데 오늘 북한이 얘기한 핵탄두 폭발시험은 정말로 핵을 발사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해서 보고하겠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전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북한 핵무기가 실전배치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오는 5월 제7차 당대회 개최 전에 핵무기 소형화와 ICBM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핵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지난 2월 7일 ‘광명성호’ 발사 때처럼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탄두를 공해상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과거처럼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상승-중간-하강의 3단계를 거치는 실질적인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핵물질을 제외한 기폭장치만 탄두에 탑재해 기폭장치가 원하는 지점에서 폭발하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게 된다. 김 제1위원장이 이날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RV:Re-entry Vehicle)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것도 앞으로 ICBM 시험발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지상에서 발사된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로 ICBM을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렵고 핵심적인 기술로 꼽히고 있다. 이 기술을 확보하고 핵탄두까지 소형화했다면 핵무기 탑재 ICBM은 기술적으로 완성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사거리 3천㎞ 이상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수준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나 사거리 6천㎞ 이상인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환경모의시험’을 통해 ICBM 재진입체 기술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일단 ‘시뮬레이션’ 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북한군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한 군 당국의 재평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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