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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비례, 김종인發 ‘脫운동권’ 도루묵? 정체성 회복?

더민주 비례, 김종인發 ‘脫운동권’ 도루묵? 정체성 회복?

입력 2016-03-22 11:35
업데이트 2016-03-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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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시민단체 출신 상위순번에…‘文 영입’ 인사들도 약진

더불어민주당 20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에는 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학생ㆍ노동 운동권 출신이나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될 전망이다.

애초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탈(脫) 운동권 정당 문화’를 표방하고서 비례 대표 ‘당선안정권’ 순번에 운동권 및 시민단체 출신들을 사실상 배제하는 명단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앙위원회에서는 당헌 위배 논란이 불거지자 당초 AㆍBㆍC 3개 그룹으로 나눠 비례대표 순위를 정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칸막이를 해체해 일괄적으로 순위 투표를 하면서 김 대표의 구상 역시 헝클어졌다. 당선권 비례대표들의 성향 역시 결과적으로 19대 총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중앙위의 비례대표 순위투표 결과를 보면 과거 학생운동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나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상위권에 상당수 포함됐다.

더민주에서 15~16명의 비례대표를 배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당 대표가 전략공천 권한을 행사하는 4인과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자 등 분야별 할당자 4인을 제외한다면 순위투표자 중에서는 7~8명이 당선안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남·녀를 번갈아 순번에 배정하는 관례를 보면 남·녀 상위 각각 4~5명 정도가 당선을 바라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우선 전체 1위이자 남성 1위를 차지한 김현권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의성에서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운동을 벌여왔다.

2002년에는 노무현대통령만들기 국민참여운동본부 대구경북부본부장을 맡기도 했으며, 경북정치개혁연대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바도 있다.

처음 명단에는 C그룹으로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으나, 칸막이를 없애고 실시한 순위투표에서는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와 당선안정권에 진입했다.

시민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한 인사들도 많다.

여성 1위는 이재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이 차지했다. 여성 비례 4위를 차지한 권미혁 시민방송 RTV 이사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등을 거친 시민사회 인사로 분류된다.

여성 5위인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 역시 여성운동가다. 여성의전화 상담소 간사와 인권부장 등을 거쳤고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를 이끈 이력도 있다.

여기에 노동분야 배정자까지 포함하면 19대 총선 비례대표 성향과 닮은꼴이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순위투표에서 약진한 점도 눈에 띈다.

여성 2위인 문미옥 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기획정책실장이나 남성 2위인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남성 3위인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모두 문 전 대표가 당에 영입한 인사들이다.

여성 3위인 제윤경 주빌리은행 상임이사 역시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 담쟁이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처럼 운동권·시민사회 출신이나 친문(친문재인)성향 인사들이 부상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공언한 당의 변화가 좌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처음 명단에 포함됐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제외되거나 뒷 순번으로 밀렸다”며 “결과적으로 19대 비례대표와 비슷한 양상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운동권이나 시민사회 출신을 무조건 배척하다 보면 당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인사들을 추천할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너무 전문성만 강조하다보니 애초 명단에는 도저히 당에서 추천할 수 없는 인사들까지 포함됐다”며 “이번에 상위권에 들어간 후보들은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무조건 운동권·시민단체라고 매도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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