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오늘 발의” vs 국민의당 “불가”…2일 탄핵 무산

민주 “오늘 발의” vs 국민의당 “불가”…2일 탄핵 무산

입력 2016-12-01 10:37
수정 2016-12-0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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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정족수 미달로 민주+정의당만으로는 발의 자체 불발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이날 발의 및 2일 본회의 처리 입장을 결정해 국민의당에 제안했으나 국민의당이 이를 거부했다.

탄핵안은 재적 과반(151명)이 안되면 발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2일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는 등 야당의 탄핵대오가 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내년 4월 퇴진-6월 대선’의 퇴진로드맵을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함에 따라 탄핵 성사 전망이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이날 예정대로 탄핵안 발의를 강행하자는 방침을 정하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전달했다.

추 대표는 최고위가 끝나고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는 4월30일까지 대통령 사퇴 시한을 주고 청와대와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인다면 9일도 탄핵 발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에 대해 최고위에서 의견을 구한 결과, 우리는 그런 식으로 대통령의 ‘임기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4월30일까지 대통령에게 시간끌기를 해주는 건 국민정서상 맞지 않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가 탄핵에 동참해달라고 얘기했다. 이제 와서 (비박이) 입장을 바꾸는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9일에도 비박이 탄핵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 야3당만이라도 2일날 처리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고 추 대표는 전했다.

추 대표는 “9일날 가능성이 있다면 기다리는 게 맞겠지만 (비박의 입장 변화로)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박 비대위원장에게 말씀드렸다”며 “박 비대위원장은 ‘처음 듣는 얘기로, 듣는 얘기와 다르다’고 확인해본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전날 김 전 대표 뿐 아니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도 만남을 제안했지만 유 전 원내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일단 비박계도 전방위적으로 접촉한다는 방침이다.

금태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헌법재판소 소장 임기 전 탄핵 심판이 완료되기 위해 2일 의결해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이 수차례 강조해온 입장”이라며 “어떤 정치공작, 정치셈법으로도 탄핵시계는 멈추지 않고 움직일 것”이라고 이날 탄핵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2일 탄핵안 처리’ 방침에 동참키로 했다고 한창민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비박이 선회한 상황에서 현실 가능성이 없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오늘 탄핵안을 발의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탄핵이 목적이지 발의가 목적이 아니다”며 “비박계 의원들이 적어도 7일까지 협상을 하고 안되면 9일에 탄핵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거의 안되는 것이 뻔하다. 우리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민주당에)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우리가 안해서 발의가 안되는 것 처럼 민주당이 덤터기를 띄운다면 야3당 공조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가결이 어느정도 담보가 돼야지 부결될 걸 뻔히 알면서 발의하면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국민만 혼란하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2일 처리’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 대표와 김 전 대표의 이날 오전 회동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대통령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 ‘4월 퇴진’(로드맵)에 대해선 입장을 유보하겠다”며 “우리당의 흐름은 탄핵과 병행이기 때문에 그 추이를 보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의를 않는 것은 가결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고, 9일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정의당만으로는 발의 정족수에 미달하는 만큼, 이날 본회의 전까지 발의하겠다는 민주당의 방침 자체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는 오늘 발의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우리 당과 정의당을 합해도 발의정족수가 안돼 묶여있는 상태”라며 “의총에서 또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각각 의총을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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