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 정견발표…변화 對 화합으로 대립각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우택·나경원 의원은 16일 정견발표에서 각각 당 구성원의 화합과 당내 인적 개혁이라는 엇갈린 메시지를 던지며 한 표를 호소했다.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중립성향 의원들이 20명 가량 달하는 가운데 이날 정견 발표는 ‘캐스팅보트’를 쥔 이들 의원의 막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비박(비박근혜)계 주자인 나 의원은 “당을 사당화하고 공적 제도와 기구를 사유화한 가짜 보수를 척결하고, 부패한 기득권 개혁을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진짜 보수의 가치를 높이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며 보수 정권의 인적 청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분들의 조건부 퇴진이 아니라 즉각적인 2선 후퇴와 함께, 새로운 지도부의 탄생은 작은 희망의 씨앗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특히 “화합도 물론 중요하지만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으로,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지금의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당의 화합만을 외친다면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변화 속에서 진정한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끓는 물 속의 개구리는 데워지는 물속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지 못해 죽는다”면서 “들끓는 민심 속에서 우리 새누리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궤멸을 피할 수 없다”고 변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탄핵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새누리당이 보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당과 보수를 혁신적으로 정비하고 재건해야만 한다”면서 “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며 처음부터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정 의원은 “오늘로서 대결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며 “나는 싸우러 나온 게 아니라 이 당을 구해서 중도와 화합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나 의원이 자신의 당선이 무산되면 분당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반목과 대립을 조장하는 언급”이라며 “우리 함께 보수정당 재건의 동반자가 되길 강력히 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권이 친박계 원내대표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웃기는 소리”라며 “야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원내대표를 원한다면 차라리 야당이 우리 원내대표를 선택하지 그러느냐”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또 “친박 실세는 정중히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청한다”면서 “그것은 나만이 당선돼야 가능하다. 만약 비박 쪽에서 된다면 더 큰 혼란과 겉잡을 수 없는 내홍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대 계파가 조직한 모임의 즉각 해체를 요청하고 자신도 친박계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윤리위원회 위원 추가 선임 백지화를 공약하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도 중도 그룹과 비주류 쪽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선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계파 중립 성향 의원들을 상대로 구애의 제스처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