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중심 제3지대론 고수할듯…호남 중진과 관계설정 주목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오는 15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직후 대선캠프를 꾸리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낸다.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꾸준하게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을 두루두루 만나왔다”면서 “캠프 형태를 일찌감치 갖춰 대선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전대 직후를 사실상 캠프를 구성할 시점으로 보고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은 조기 대선 흐름 속에서 캠프를 서둘러 꾸릴 필요성이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에 맞춰져 있는 ‘촛불민심’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해왔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정치적 동반자’ 격인 김성식 의원이 지난 29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뒤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호흡을 가다듬으며 전체적인 대선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조기 대선캠프 구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승용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원내 지도부는 물론 조만간 선보일 당 지도부 진용도 안 전 대표의 대선출마에 유리한 쪽으로 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 내에선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전 대표가 선을 분명하게 그어온 야권 통합 및 연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및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론 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지난 4·13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통합 및 연대론을 제기하고, 당내 일각에서도 이에 호응했던 때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안 전 대표가 야권 통합 및 연대론을 끝까지 거부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덕분에 호남을 석권한 데다 정당득표에서도 26.7%로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한 ‘성공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번 대선 과정도 총선 직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정면돌파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은 지지율이 부진하고 돌파구도 보이지 않지만, 결국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거공학적인 연대나 단일화 관행에 거리를 두면서 제3지대에서 가치와 어젠다를 중심으로 합리적 중도개혁세력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 측 다른 관계자는 반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다면 반 총장은 사실상 친박(친박근혜)의 여권 주자였을 것”이라며 “반 총장과의 연대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에서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호남 중진들과의 관계설정이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사실상 호남 중진들의 벽에 막힌 상황에서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해 돌파의 대상으로 삼을 지, 당장 대립하기 보다는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면서 후일을 도모할 지 고심하는 기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단배식과 2일 의원총회 등의 행사에 불참할 예정이지만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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