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편·박능후까지 부적절 행위”
당내 불만 고조에 연내 대폭 개각 촉각
일각 “새로울 게 없는 원년멤버 교체설”
康 “남편도 굉장히 당황… 송구스럽다”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구입을 위해 출국해 논란에 휩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민주당은 5일 강 장관 배우자 논란에 방어막을 치면서도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확인됐고, 이낙연 대표는 강 장관의 즉각적인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과도한 정치 공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장관들의 잇따른 논란이 국정 운영의 집중력을 해친다는 데는 공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정서와 어긋나고 행동거지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데 이구동성”이라고 말했다.
첫 국정감사 준비에 한창인 한 초선 의원은 “추 장관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강 장관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계속 부적절한 행위가 터져 나온다”면서 “국감에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야당에 공격의 빌미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의 추석 명절 포스터 논란에 한 의원은 “지금이 어느 시국인데 포스터로 개인 홍보를 하느냐”고 밝혔다.
민주당은 연말로 점쳐지는 개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강경화, 박능후 모두 지쳤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너무 오래 자리를 맡았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폭 개각이 돼야 한다”며 “외교부는 물론 경제 부처도 개각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개각 요구가 나오지만 청와대는 선을 긋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생은 물론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까지 현안이 쌓인 가운데 국감을 앞두고 개각설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개각을 위한 인사 검증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강경화, 박능후,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등 ‘원년 멤버’ 교체 가능성은 계속 거론됐던 것이라 새로울 게 없다. 시점에 대한 판단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로선 청와대가 강 장관 남편 논란을 거취 문제와 연결 짓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내각발(發) 리스크 해소는 물론 내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일부 장관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당위론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적 쇄신을 통해 국면 돌파를 꾀하지 않고 선거용 차출에 부정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개각 시기, 폭 모두 예단하기 어렵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며 “이 교수(남편)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논란을 의식한 듯 외부 노출을 최소화했다.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주한 쿠웨이트대사관을 방문하는 공개 일정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10-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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