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 정치 판단이면 같이 할 수 없다” 비판
떠나는 김종인 “내가 무슨 쿠데타?”격앙된 듯 ‘윤씨’ 지칭했다 ‘윤 후보’ 정정
“처음부터 이런 선대위는 안 된다고 했다”
“이런 대선 경험해본 적 없어…인물 없다”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은 작심한 듯 선대위 개편 관련 이견과 윤 후보 측근들의 비판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심지어 윤 후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지금까지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상왕’ 논란에 “상처당했다는 식이면 일 못해”먼저 그는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선대위 개편을 하자는데 그 뜻을 이해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봐라. 쿠데타니, 상왕이니”라며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 쿠데타를 하겠나.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왕’ 논란과 대해선 “후보가 자기 명예에 상당히 상처를 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아하, 더이상 내가 이 사람하고는 뜻이 맞지 않으니까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자신이 윤 후보를 향해 ‘연기만 하라’고 발언해 윤 후보 측 반발을 산 것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후보와 선대위가 합치돼 가야 실수가 안 나오니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걸 과도하게 해석해 내가 후보를 무시했느니 어떠니 소리를 하는 것이 벌써 상식에 어긋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선대위 해산’ 방침을 세우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매준 뒤 포옹하고 있는 모습.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그동안 관찰하다가 일부 수정해보자 했는데 일부 수정해도 제대로 기능이 안 됐다”며 “그래서 전반적인 개편을 안 하고선 (선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전반적 개편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별의 순간 왔으면 제대로 잡아야 되는데…”김 위원장은 또 “내가 이준석 대표를 감싼다는 이딴 소리를 윤씨, 윤 후보 주변 사람들이 한 것 같은데, 나는 이 대표에게 ‘당 대표로서 윤석열 후보 당선시키는 것이 네 책무’라는 것만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격앙된 듯 윤 후보를 ‘윤씨’라고 표현했다가 바로 ‘윤 후보’라고 정정했다.
또 “어느 신문인가 보니 이 사람이 이준석이 나하고 쿠데타를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던데 내가 뭐가 답답해서 이준석과 쿠데타 할 생각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승리 전망에 대해선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자기네들이 무슨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 같은 대선은 내가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에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대통령 되는 사람이 국정을 완전히 쇄신해 세계 속에 다음 세대가 중심으로 들어갈 디딤돌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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