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략 통했나… ‘행정수도 완성론’에 충청 야권 흔들

민주당 전략 통했나… ‘행정수도 완성론’에 충청 야권 흔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0-07-26 22:06
업데이트 2020-07-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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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대전시당, 행정수도 이전 공개적 찬성
인근 지역 정진석 “메가시티 세종으로 보완”
이명수 “시기·방법 잘못”… 충북은 온도 차이
민주당, 27일 행정수도 완성 추진 TF 첫 회의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의견표명을 자제해 줄 것을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의견표명을 자제해 줄 것을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
여당발 ‘행정수도 완성론’이 일으킨 정치권 파장에 미래통합당 일각에서도 동조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당 차원 함구령까지 내려졌지만 지역 민심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행정수도 완성 추진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사회적 공론화에 나선다. 이어 세종·충남·충북 등에서 지역 순회 간담회를 진행하며 여론전을 펼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통합당 대전시당은 26일 성명을 내고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며 “모든 논의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해소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당분간은 의견 표명을 자제해야 민주당의 의도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당부했지만 원외에서 공개적인 찬성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원내도 예외는 아니다. 통합당 충청권 의원 중 가장 먼저 행정수도 이전에 동조하고 나선 정진석 의원은 “(세종시가)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 거점도시가 되려면 ‘메가시티 세종’으로 행정수도 계획을 전면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 갔다. 정 의원은 세종과 이웃한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통합당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이 행정수도 이전 관련 발언을 해주길 기대하는 지역 여론을 의원들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아산갑의 이명수 의원은 통화에서 “행정수도 이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지금은 시기도 아니고 방법도 잘못됐다”며 민주당의 이슈몰이에는 선을 그었다. “세종 쪽에서 사업을 하는 지역 주민들은 벌써 들떠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이 의원은 “대정부 질문 때 총리에게 ‘총 사업비가 얼마냐’, ‘어떤 기관이 내려가느냐’ 질문해도 답변을 못하지 않았느냐. 준비도 안 된 채 백지상태에서 하겠다는 건 정략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충청권이라도 세종과의 거리에 따라 온도 차가 나타난다. 충북 제천·단양의 엄태영 의원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궁색해지니 국면 전환용으로 불쑥 꺼낸 것”이라면서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비충청권에서도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수도 이전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지역 장제원 의원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면서 “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론을 넘어 공공기관 대규모 지방 이전 등 논의를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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