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 UEP보고서 채택 무산

안보리, 北 UEP보고서 채택 무산

입력 2011-02-25 00:00
업데이트 2011-02-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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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보고서 채택이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안보리는 23일(현지시간) 2시간 남짓 비공개 전체회의를 갖고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심각성과 추가 대북 제재 필요성을 제기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채택은 물론 공개조차 이뤄지지 못했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전했다.

중국의 반대는 예상했던 일로, 우라늄 농축 문제를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 틀 안에서 다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전문가들이 참여한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보고 온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와의 대담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달 27일 안보리 대북 제재위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농축시설 이외에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다수의 은밀한 시설을 수년 전부터 개발해 왔을 가능성과 북한이 경제적 이유로 외국에 판매할 가능성 등을 경고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진영과 중국은 팽팽한 입장 차를 보였다. 미국 등은 헤커 박사가 직접 보고 온 사실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 채택 및 공개가 대북 제재위 활동의 투명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개진했다.

반면 중국은 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일 뿐 실체가 없으며, 특히 우라늄 농축 문제는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성질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과의 정상회담 때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한편 의장을 맡고 있는 조제 필리페 모라레스 카브레엘 포르투갈 대사는 대북 제재위 보고를 겸한 안보리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문가 패널의 권고 사항에 대해 계속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 외교관들은 중국의 반대가 지속되는 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대북 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UEP 보고서가 안보리 공식보고서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11-02-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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