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게 이어지는 ‘북한판 보트피플’

반세기 넘게 이어지는 ‘북한판 보트피플’

입력 2011-09-13 00:00
업데이트 2011-09-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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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동해에 접한 일본 앞바다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을 태운 어선이 발견됨에 따라 ‘북한판 보트피플’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주민이 선박을 이용해 가족단위로 탈북한 것은 유기방(당시 40세)씨가 첫 사례다. 유씨는 1955년 5월17일 가족 8명을 데리고 선박을 이용, 강화도를 거쳐 남한에 귀순했다.

이후 선박을 이용한 탈북은 1960∼80년대 비교적 뜸했지만 1990년을 전후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으로 변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1987년 1월 김만철씨 일가족 11명이 50t급 청진호를 타고 일본 후쿠이(福井)항으로 탈북한 뒤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겠다’며 대만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996년 12월에는 김경호씨 일가족 17명이 해상을 이용해 탈북하는 데 성공했고, 1997년 1월에는 북한주민 두 가족 8명이 선박편으로 북한을 탈출해 서해상에서 표류하다가 구조됐다.

또 4개월 뒤인 그해 5월에는 북한주민 두 가족 14명이 목조어선을 이용, 서해상으로 귀순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선박을 이용한 탈북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 7월 북한 주민 1명이 서해 우도지역에서 0.3t짜리 전마선을 타고 귀순한 데 이어 한달 뒤인 8월에도 북한주민 21명(세 가족)이 어선을 타고 남한으로 넘어왔다.

선박을 이용한 탈북은 2003년 2차례, 2005년 3차례, 2006년 2차례, 2007년 2차례, 2008년 2차례, 2009년 1차례, 2010년 4차례 등 매년 거의 2차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선박을 이용한 탈북, 귀순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5일 북한 주민 31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 연평도 해상으로 남하했는데 당시 4명이 귀순의사를 표시하고 남쪽에 남았다.

지난 6월11일에는 형제와 그 가족으로 알려진 북한주민 9명이 서해 우도 해상을 통해 남측으로 귀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선박편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북한 당국은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남한과 접해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군경을 동원해 탈북 감시활동을 부쩍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이 선박편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데는 사실상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이런 생명의 위험 속에서도 작은배에 운명을 맡기고 바다를 탈북 경로로 택하는 북한 주민이 끊이지 않는 것은 경제난과 식량난 등으로 북한에서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고 체제 이완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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