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준비과정서 ‘과학기술’ 부쩍 강조

北, 로켓발사 준비과정서 ‘과학기술’ 부쩍 강조

입력 2012-12-11 00:00
업데이트 2012-12-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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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결함 이례적 인정·발사예고서 ‘군대’ 단어 빠져‘평화적 우주개발’ 명분 쌓기 차원인 듯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의 발사를 준비하며 과학적 측면을 부쩍 부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은 2009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부터 우주물체등록 협약 등에 가입하며 국제적 절차에 따른 ‘평화적 우주개발’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발사 과정에서 과학기술을 내세우려는 행보가 여기저기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 10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운반 로켓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며 발사기간을 오는 29일까지 1주간 연장한 것이 주목된다.

북한이 로켓의 기술적 결함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 4월13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실용위성’이 계획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발사 실패를 인정한 뒤 같은달 19일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이미 ‘광명성 3호’가 궤도에 오르지 못한 원인에 대하여 구체적이며 과학적인 해명을 끝낸 상태”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설명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에 기술적 결함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발사 준비가 정치적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과학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로켓 발사에서 ‘정치적 색깔’을 배제하고 과학기술을 내세우려는 의도는 발사를 예고한 때부터 엿볼 수 있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지난 1일 대변인 담화는 올해 3월16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발사를 처음 예고했을 때와 표현이 거의 같은데 이번에 ‘군대’라는 단어가 빠진 것이 흥미롭다.

지난 3월에는 마지막 문장에서 “‘광명성 3호’ 발사는 강성국가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우리 군대와 인민을 힘있게 고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데 비해 이번에는 “위성발사는 강성국가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우리 인민을 힘있게 고무하게 될 것”이라고 바뀐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목적으로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상황에서 ‘군대’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넣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매체가 그동안 로켓 발사와 군대를 연관시키는 표현을 자주 써왔던 것과 비교된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지난 4월19일 대변인 담화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것을 반박하고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일반동들과 그 추종세력들의 온갖 방해책동을 짓부시며 선군의 길을 따라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더욱더 억세게 전진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이번에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도 ‘정치적 공방’을 하기보다 과학기술 능력을 실제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북한은 지난 4월 ‘광명성 3호’를 처음 발사했을 때보다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대외적 명분을 쌓기 위해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런 흐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올해 봄부터 ‘평화적 우주개발’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권위를 높이는데 로켓을 활용하겠지만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를 고려해 최대한 우주개발의 평화적 이용을 강조하는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과거에는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로켓 발사에 실패하고도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실질적으로 위성기술의 확보를 중시하는 측면이 눈에 띄고 있다”며 “김정일 체제와 달리 실용적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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