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린 핵 보유국” 전방위 선전 대외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인 듯

北 “우린 핵 보유국” 전방위 선전 대외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인 듯

입력 2013-02-27 00:00
업데이트 2013-02-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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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2일 3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각종 매체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핵 보유국’이란 단어를 집중 사용하며 핵 보유국 지위 굳히기에 나섰다.

북한 매체는 3차 핵실험 직후인 13일부터 핵 보유국 표현을 늘리기 시작해 15일부터는 매일 하루 10건 정도 사용했다. 심지어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5일 제14차 아시아마라톤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김금옥 선수의 경기 장면을 “핵 보유국의 기상이라는 비상한 각오를 안고 시간이 흐를수록 속도를 높여 나갔다”고 묘사했고, 조선중앙방송은 정월 대보름 소식을 전하며 “(주민들이) 핵 보유국 위용을 만천하에 과시한 긍지를 안고 정월 대보름을 즐겁게 보냈다”고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21일 한국 매체 보도를 인용하면서도 “최근 남조선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단호한 정치적 결단’ ‘북은 실질적 핵 보유국’이라고 주장하는 글과 견해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냈다.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 굳히기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와의 핵 협상에 대비해 대외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과 2009년 2차 핵실험 전후로도 핵 보유국 표현을 사용해 왔지만 이번처럼 전방위로 집중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1, 2차 핵실험 때보다 완성된 기술을 근거로 핵 보유국 지위를 명확히 해 협상력을 더욱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대내외 정책 수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남 군사적 위협도 점점 수위가 오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근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며 “연평도의 적들이 무모한 포탄을 감히 날렸다가 인민군 포병들이 퍼붓는 명중 포탄에 호되게 얻어맞았다”고 연평도 포격 사건을 언급하는 등 남측을 자극했다. 김 제1위원장은 21일부터 연일 군부대를 찾는 등 군부대 시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군 대비 태세를 독려하는 한편 3차 핵실험 직후 예고한 ‘물리적 대응’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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