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사절 中인사 김정은 면전서 비핵화 강조

축하사절 中인사 김정은 면전서 비핵화 강조

입력 2013-07-26 00:00
업데이트 2013-07-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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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핵문제에 대한 中입장 엄중히 표명된 것”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 행사 참가차 방북한 중국 고위 인사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하고 태도 변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은 지난 25일 김 제1위원장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와 안정 유지 방침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북핵 포기’를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지만, 북한으로서는 행사 분위기로 들뜬 잔칫집에 온 손님이 찬물을 확 끼얹는 듯한 언사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발언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과 리 부주석의 면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런 대목은 뺐지만 중국은 26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이 사실을 대외에 알렸다.

중국의 이런 행동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달라진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핵 불용’이라는 입장을 과거보다 명확히 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응하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찬성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의 이런 입장에는 북핵 문제가 관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우선 과제인 한반도 평화와 안정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리 부주석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보도에 따르면 리 정치국원이 한반도 비핵화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이 엄중히 표명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배경에는 한반도의 대화 국면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대화 공세를 시작한 지난 5월 이후로 북핵 6자 회담국간 여러 양자·소(小)다자 접촉이 이뤄졌지만, 북핵 관련 각국의 기본 입장을 확인한 것 이상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약간의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 중국으로서는 각국을 중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비핵화 대화 재개 방법론으로는 리 부주석 역시 6자 회담 재개를 비롯한 대화와 협상을 강조해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를 거론하는 한미일 3국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이 김 제1위원장에게 발언한 것을 공개한 배경에는 대외적인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이 북한 행사에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안한 조치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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