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軍통신선’ 활용 집중 의도 주목

北, ‘서해 軍통신선’ 활용 집중 의도 주목

입력 2014-10-30 00:00
업데이트 2014-10-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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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관리하는 판문점채널 의도적 배제 관측

북한이 올해 들어 남북 간 주요 사안에 대해 전통적인 남북 당국 간 연락체계인 판문점 채널 대신 서해 군 통신선을 활용한 연락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1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남북관계의 전면에 나선 국방위원회 명의 전통문을 대부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우리측에 전달했다.

실제 ‘30일 2차 고위급 접촉 개최’를 사실상 거부한 북한의 입장도 29일 새벽 서해 군통신선 채널을 통해 전달됐다.

서해 군 통신선은 개성공단의 개발 단계에서 설치된 것으로 원래는 개성공단 출·입경 인원 명단 교환 등의 실무적 기능을 주로 맡던 채널이어서 남북 당국을 대표하는 연락 채널의 성격을 띤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이 판문점 채널 대신 서해 군 통신선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통일부를 제치고 실질적으로 대북 정책의 결정권을 가진 청와대와 ‘직거래’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판문점 우리측 지역 ‘자유의 집’과 북측 지역 ‘통일각’에는 각각 남북의 연락관이 상주하면서 최대 33회선의 남북 직통 전화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측에서는 판문점 채널을 통일부가 관리한다.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 채널이 기본적으로 남북 당국 간 연락 채널이지만 최근에는 점차 서해 군 통신선 쪽으로 많이 오고 있다”며 “실질적 협의가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북측이 군 채널로 보내면 우리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군 채널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요일과 시간에 제약 없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이 서해 군 통신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해 군 통신선은 연중무휴로 24시간 운영되지만 판문점 연락관 채널은 기본 근무 시간인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외에는 남북이 상호 합의해야 평일 연장 근무 또는 휴일 근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서해 군 통신선이 남북 당국 간의 중요 연락 체계로 작동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부의 역할이 제한되면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강조하다 보니 서해 군 통신선이 주로 활용되는 듯하다”며 “하지만 남북관계의 중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남북 고위급 접촉 등 문제에서 계속 활용된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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