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엔 ‘수소탄’ 주민 반응…오전 9시까지 ‘생일’ 관련 보도없어

북한은 제4차 핵실험 실시 이틀 만인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을 맞았지만, 아직 별다른 기념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9시까지 김 제1위원장의 생일과 관련된 글이나 기사를 일절 내보내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이나 평양방송 등 라디오 매체,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도 ‘김정은 생일’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들 매체는 최근 며칠과 같이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결의하는 각지 군중대회 소식이나 ‘수소탄’ 실험에 대한 주민 반응 등을 담은 보도만 연달아 내보내고 있을 뿐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정하고 각각 ‘태양절’(4월15일), ‘광명성절’(2월16일)로 기념하면서 생일 며칠 전부터 각종 기사와 보도를 내보내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 때마다 전국의 소학교 학생과 어린이에게 과자를 선물하며 기념해왔으나 김 제1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유사한 소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차분한’ 김정은 생일 분위기는 그의 집권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어린 나이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의 생일을 김일성·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반열에 올려 개인숭배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북한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의 생일은 아직 공식적인 기념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할아버지·아버지의 생일과 같은 위치로 격상시키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오늘은 평소처럼 지나갈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한다면 그 이후 1~2년 내 기념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도시에 거주하는 일부 중국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달았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중국 지린성에 거주하는 주민이 “북한 핵실험장이 가까워 공기오염이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다만 함경북도 온성군과 마주한 중국 투먼시에서는 국경 보안이 평소보다 강화된 것을 제외하면 트럭들이 평소처럼 북한을 드나드는 등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