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제사회 제재 움직임에 맞서 핵개발 정당화 의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4차 핵실험 도발 나흘 만에 “수소탄 시험(실험)은 자위적 조치”라고 언급함에 따라 이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북한 김정은, 새해 맞아 인민무력부 축하방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새해 벽두에 우리가 단행한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김 제1위원장은 이어 “이것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며, 그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정정당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지난 6일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의 관련 언급을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라는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맞서 핵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에 굴하지 않겠다,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는 자산동결 대상과 대북 수출금지 품목을 각각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미국 의회는 이와 별도로 북한에 제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육성 신년사에서 핵개발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실제로는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이중행보’를 보여온 김 제1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앞으로도 핵실험을 계속하겠다고 뜻을 대외적으로 거듭 밝히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년사에서 핵 관련 발언을 자제한 김정은의 본심이 핵개발을 지속하려는 데 있음을 다시금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경제·핵 병진노선을 언급하지 않고 경제 분야를 정치·군사 분야보다 먼저 거론,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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