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북한군 포로 “훈련인 줄 알았는데 러 파병… 상당수 숨져”

스무 살 북한군 포로 “훈련인 줄 알았는데 러 파병… 상당수 숨져”

최영권 기자
입력 2025-01-12 23:59
수정 2025-01-1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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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생포한 북한군 2명 공개

20세·26세 병사… 턱·다리 등 부상
“작년 11월 러 도착… 4~5일 굶었다”
1주일 훈련받고 위장 신분증 받아
국정원 통역 지원… 한국행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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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다친 상태로 생포된 북한군 2명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포로수용시설 내 침대에 누워 있다. 2005년생인 소총병은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위장 신분증을 침대에 올려 둔 채 누워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다친 상태로 생포된 북한군 2명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포로수용시설 내 침대에 누워 있다. 2005년생인 소총병은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위장 신분증을 침대에 올려 둔 채 누워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텔레그램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쿠르스크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생포된 건 처음이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북한군 생포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다친 동료를 죽여 증거를 인멸해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숨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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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다친 상태로 생포된 북한군 2명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포로수용시설 내 침대에 누워 있다. 1999년생인 저격병은 턱에 붕대를 감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다친 상태로 생포된 북한군 2명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포로수용시설 내 침대에 누워 있다. 1999년생인 저격병은 턱에 붕대를 감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도 “지난 9일 상처를 입은 상태로 생포된 두 사람이 제네바 협약에 따라 치료 뒤 수도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로 이송됐다.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영어를 할 수 없어 한국 국가정보원 도움을 받아 한국어로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도 북한군 2명의 생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한 병사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전장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면서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돼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 붙잡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쟁이 아닌 훈련을 받으러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러시아 도착 뒤에야 파병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SBU는 포로 2명이 치료를 받은 뒤 수용시설 내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한 명은 턱에, 또 다른 한 명은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들은 20세, 26세 병사로 각각 2021년과 2016년 입대해 복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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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갖고 있던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출신의 26세 남성 ‘안톤 아리우킨’이라고 적힌 위장 신분증. 연합뉴스
북한군이 갖고 있던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출신의 26세 남성 ‘안톤 아리우킨’이라고 적힌 위장 신분증.
연합뉴스


이 가운데 20세 병사는 소총병으로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출신의 26세 남성 ‘안톤 아리우킨’이라고 적힌 위장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 자신을 저격수라 밝힌 26세 병사는 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어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진다고 SBU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관리의 말을 인용해 많은 북한군이 생포를 거부하고 자살하거나 부상자가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히기 전 동료 군인이 살해한다고 보도했다.

생포된 북한군 2명의 향후 신병 처리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해당 병사들이 한국으로 귀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북한군 병력도 우크라이나인과 교환할 수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고려할 때 이들의 한국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은 1만 1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2025-01-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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