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속 차분하게 이뤄진 선고

팽팽한 긴장속 차분하게 이뤄진 선고

입력 2010-01-20 00:00
수정 2010-01-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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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보도’로 기소된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된 20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선고 이후에는 결과를 놓고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한동안 소란스런 상황이 지속됐다.

 2008년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을 전후해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사안인데다 최근 일련의 법원 판결을 둘러싼 ‘법원-검찰 갈등’ 양상까지 맞물리면서 법정 주변에는 재판이 열리기 몇시간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울중앙지법 519호 소법정 앞은 이날 오전 11시 공판을 앞두고 두 시간 전부터 고령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오전 10시께부터 좁은 통로를 가득 메웠다.

 오전 10시10분께 법정 문이 열리자 수십명의 기자들이 동시에 들어가 취재를 위해 자리에 앉았지만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우리가 먼저 와서 기다렸다”며 큰 소리로 항의하는 바람에 법정 경위들이 현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약 30여분 만에 법정 밖 통로에도 수십명의 방청객이 몰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으며,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도 선고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야 가까스로 법정에 들어섰다.

 조능희 PD 등 PD수첩 제작진이 법정에 들어서자 보수단체 회원 일부는 “민족 반역자”라고 소리치는 등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11시에 법정에 들어선 문성관 판사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했고 오늘 선고하게 돼 한편 후련한 마음도 든다”며 “판결에 만족 못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잘 이해해 달라.판결 선고를 방해하는 행위는 없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판사가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의 광우병 의심 여부,아레사 빈슨 씨의 인간광우병 사망 가능성 등 검찰이 PD수첩 보도내용 중 허위사실로 적시한 5가지 쟁점에 대해 하나하나 공소요지와 자신의 판단을 읽어나가는 동안 조 PD등 제작진은 고개를 숙이고 판결내용을 메모하며 경청했다.

 방청객 역시 판결이 선고될 동안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결국 무죄가 선고되자 “(판사) 옷 벗겨”,“판사가 제정신이 아니다” 는 등 큰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명예훼손 고소인인 민동석 외교통상부 외교역량평가단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관)도 방청석에서 판결 선고를 들었으며 무죄가 선고되자 기자들에게 “사법부의 수치”라며 판결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조 PD 등 PD수첩 제작진과 김 변호사는 법정 밖으로 나와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인데 그동안 정책비판을 이유로 탄압받았다”며 재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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