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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부친병원비 이제서야 갚습니다”

“70년전 부친병원비 이제서야 갚습니다”

입력 2010-01-26 00:00
업데이트 2010-01-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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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양치곤씨 100만원 전달

일흔 나이의 노인이 70년 전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병원비를 내지 못하고 달아났던 아버지의 묵은 빚을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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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양치곤(오른쪽)씨가 70여년 전 아버지가 사정상 병원비를 내지 못하고 달아나 묵은 빚을 갚기 위해 100만원을 김민철 전주 예수병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25일 양치곤(오른쪽)씨가 70여년 전 아버지가 사정상 병원비를 내지 못하고 달아나 묵은 빚을 갚기 위해 100만원을 김민철 전주 예수병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25일 전주 예수병원에 따르면 전북 김제시에 사는 양치곤씨는 큰딸과 함께 김민철 병원장을 찾아 아버지의 병원비 100만원을 전달했다.

양씨의 아버지 양대식(1969년 작고)씨는 1940년 탄광일을 하면서 돌이 담긴 대나무통을 메고 사다리를 오르다가 떨어져 얼굴이 찢어졌다. 예수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끝냈지만 치료비가 없던 그는 퇴원을 미루며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어려운 사정과 용서를 바라는 편지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야반도주했다.

양씨의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아들에게 부끄러운 과거를 눈물로 털어놨고, 양씨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로 했다. 양씨는 늘 가슴 한구석에 “아버지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어느새 4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양씨는 김 원장에게 100만원을 건네면서 “지금도 형편이 어렵지만 아버지가 남긴 말을 한시도 잊을 수 없었다.”며 “독촉받는 빚이 아니라는 핑계로 늦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10-01-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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