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물난리는 칠십평생 처음” 할머니 ‘울먹’

“이런 물난리는 칠십평생 처음” 할머니 ‘울먹’

입력 2010-08-14 00:00
업데이트 2010-08-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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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난리는 칠십 평생 처음 보네요.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방아 기계들이 물에 잠겼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북 익산시 여산면 서촌리 여산재래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성영자(70) 할머니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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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범벅이 된 익산 여산면 거리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시가지가 진흙범벅이 된 익산시 여산면 거리.
진흙 범벅이 된 익산 여산면 거리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시가지가 진흙범벅이 된 익산시 여산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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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한창인 익산 여산면 시내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14일 폭우에 따른 하천 범람으로 물에 잠겼던 익산 여산면 시내에서 물이 빠지자 공무원과 주민들이 팔을 걷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복구 한창인 익산 여산면 시내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14일 폭우에 따른 하천 범람으로 물에 잠겼던 익산 여산면 시내에서 물이 빠지자 공무원과 주민들이 팔을 걷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14일 새벽 벼락 소리에 잠을 깬 성 할머니는 방앗간 안으로 차 들어오는 물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물난리의 원인은 방앗간 바로 옆에 있는 여산천.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여산천 둑 위로 물이 넘치면서 저지대인 재래시장 상가 부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라 물바다가 된 것이다.

 이날 침수피해를 본 상점은 70여곳.새벽 1-3시 사이 180㎜의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상점 주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날이 어두운데다 전기마저 끊기면서 양수기도 제대로 작동이 안 돼 급격히 불어나는 물길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손쓸 겨를이 없었어요.인력도 없고 물은 급격히 차오르고.”여산재래시장 맞은편 마을인 제남리의 이장 조석준(60)씨가 말을 내뱉었다.그는 아비규환을 방불케 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여산면사무소 앞에서 내려 재래시장쪽으로 내려가자 곳곳에서 복구작업을 벌이는 공무원과 소방대원,군 인력 등의 모습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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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여산면 계곡 범람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익산시 여산면 천호산 계곡에서 산사태가 발생, 일부 주택과 농기계 등이 강물에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익산 여산면 계곡 범람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익산시 여산면 천호산 계곡에서 산사태가 발생, 일부 주택과 농기계 등이 강물에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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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범람한 익산 ‘여산천’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14일 내린 폭우로 범람한 익산시 여산면 ‘여산천’. 폭우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물살이 다소 약해진 모습.
집중호우로 범람한 익산 ‘여산천’
(익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13-14일 내린 폭우로 범람한 익산시 여산면 ‘여산천’. 폭우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물살이 다소 약해진 모습.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200m거리의 재래시장 양편에는 농약상과 전파사,화장품,보일러 가게 들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번 침수피해를 비켜 가지는 못했다.

 진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는 물론 가게 안에 쌓아뒀던 제품 등을 꺼내 분리작업을 벌이는 아낙네와 공무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이정자(54.여)씨는 “그래도 지대가 조금 높은 곳은 무릎까지만 차올랐지만 가장 낮은 농약사와 전파사 등은 가슴 높이까지 물이 올라와 모든 제품이 쓸모없어졌다”며 넋두리를 해댔다.

 이곳에서 3㎞가량 떨어진 제남리에서 마포 자루를 생산하는 대일실업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회사의 여문현(62) 사장은 “새벽에 내린 폭우로 공장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미싱 등 공장 기계들이 무용지물이 됐고 수천 장의 마대자루가 강물에 떠내려갔다”면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인데 현재로선 피해액을 가늠할 수 없다”며 말했다.

 재래시장에서 2-3㎞가량 떨어진 원수리와 호산리 등지에서도 30-40여 채가 한때 침수되는 등 이날 하루 여산면은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오후 들어 인근 육군 부사관학교의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복구가 활기를 띠었지만 밤늦게 또 한 차례의 국지성 호우가 예고되자 여산면은 또다시 긴장속에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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