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0대가 중학생 집단폭행 숨지게 해

대전 10대가 중학생 집단폭행 숨지게 해

입력 2011-02-23 00:00
업데이트 2011-02-2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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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서 10대가 집단으로 또래 중학생을 폭행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23일 중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정모(16)군 등 6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군 등은 전날 오후 8시께 동구 삼성동의 한 건물 옥상으로 모 중학교 1학년생인 지모(13)군 등 3명을 끌고가 돈을 뺏고 주먹과 각목 등 둔기로 집단 구타해 지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옥상에 실신한 지군을 내버려 두고 함께 끌고 온 최모(18)군 등 고등학생 2명을 데리고 나와 이동하던 중 지군의 친구인 김모(14)군 등 피해자 3명을 더 끌고 대전천 목척교 밑으로 가 휴대전화와 현금,옷 등을 빼앗고 주먹과 발로 집단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김군은 지군 아버지의 부탁으로 지군을 찾으러 다니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정군 일행은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에서 평소에도 어울려 다니던 고향 선후배 사이로 이날 중학생들의 돈을 뺏기 위해 대전으로 ‘원정’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20분께 “목척교 밑에서 학생 여러명이 나이 어린 학생을 둘러싸고 소지품을 뺏고 때리고 있다”는 112신고를 접수,현장에서 정군 등 3명을 검거한 뒤 이튿날 오전 5시께 조치원읍내 일원에서 은신하고 있던 3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을 조사하던 중 피해자 최군으로부터 “옥상에 중학생 한 명이 많이 맞아 쓰러져 있다”는 진술을 확보,이날 오전 2시께 1차 폭행장소인 삼성동 건물 옥상에 도착했지만,지군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군의 집에서 100m 거리에 불과한 범행현장에서는 정군 등에 의해 옷이 벗겨진 지군의 시신이 발견됐으며,신체 일부가 불에 그슬리는 등 훼손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지군의 부모와 친척들이 관할 지구대와 119에 ‘위치추적’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군의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늦어도 오후 9시까지는 들어오는 아이인데 오후 10시가 넘어도 귀가하지 않아 아들의 친구들에게 수색을 부탁했다”며 “이후 아들 친구들이 폭행을 당해 지구대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구대를 찾아갔고,그 자리서 아들의 위치추적을 요구했지만,경찰은 ‘119에 신고하라’고 묵살했다.이후 1시간 가량 지나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척들도 23일 오전 1시8분께 119에 신고를 했으나 ‘확실한 것이 있어야 한다,단순 가출일 수 있다’,‘위치추적을 하더라도 반경 500m 영역이 나오기에 추적을 못한다’고 거부했다”면서 “1시간이라도 더 일찍 찾았더라면 행여나 아들의 목숨을 건졌을 수도 있었을텐데,요구를 묵살한 경찰과 119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경찰은 “위치추적은 범죄에 연루됐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금품요구도 없는 등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고,위치추적 절차도 복잡하다”며 “급박한 상황일 경우 119에서 위치추적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119에 신고할 것을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경찰은 정군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이들 전원에 대해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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