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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방송은 ‘먹통’… SNS는 通했다

수해방송은 ‘먹통’… SNS는 通했다

입력 2012-07-07 00:00
업데이트 2012-07-0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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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소리 안들려… 시민들 불안, 트위터에선 피해상황 실시간 공유

서울시가 하천 범람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자동안내방송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방송 내용이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등 미비점이 드러났다. 트위터를 통해 폭우 상황을 시시각각 전달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날로그형 방송’의 빈 자리를 거뜬히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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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퍼내느라 ‘진땀’
물 퍼내느라 ‘진땀’ 6일 오전 많은 비가 내려 지하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경기 수원시 고색동 주민이 바가지로 물을 빼내고 있다. 이날 경기도엔 평균 170㎜에 이르는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6일 0시 무렵,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박모(55)씨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잠을 깼다. 간간이 ‘도림천’이니 ‘고지대로 이동’이라는 말이 토막토막 들렸지만 빗소리에 묻혀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박씨는 “뭔가 대피하라고 한 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밤새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은 도림천에 설치된 자동경보시스템에 연계돼 자동으로 발동된 안내방송이었다. 하천의 수위가 평소보다 1.2m 이상 높아지거나 20분당 강우량이 15㎜ 이상일 경우 하천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자동으로 방송이 나간다. 이날 방송은 이 일대 주민들에게 하천 일대 접근을 삼가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은 고지대로 이동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서울지역에 내린 비는 154㎜. 도림천과 목감천이 지나가는 서울 구로구와 관악구, 광명시 일대, 그리고 불광천이 흐르는 은평구, 정릉천 주변 등에서 방송이 이뤄졌다.

트위터에도 ‘대피방송이 나온 것 같은데 빗소리 때문에 잘 안 들려 불안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방송 내용을 잘 듣지 못한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도림천 범람해서 대피방송 나와요. 관악구 서원동 사시는 분들 대피!’라는 엉뚱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어 ‘서원동에서 식당 영업 중인 사람입니다. 도림천 범람한다고 대피하라는 내용이 아니라 주의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찰에 확인했습니다.’라며 정확한 소식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밖에 잠시 나가 보니 도림천 수위가 아직 여유가 있네요. 그러나 아직 완전히 안심할 정도는 아닙니다.’라는 등 곳곳의 상황을 알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지난해 7월 폭우로 인한 피해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던 SNS가 또다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의 수준의 안내방송이라도 다양한 재난 전달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준 건국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피 수준의 긴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지역 내 비상연락망 및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수단으로 재난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07-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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