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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케이블카… 46명 ‘공포의 3시간’

멈춰선 케이블카… 46명 ‘공포의 3시간’

입력 2013-01-21 00:00
업데이트 2013-01-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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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강공원서 2대 고장나 승객들 지상 25m 허공에 고립

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가 고장으로 멈춰 서 승객 44명과 승무원 2명 등 46명이 25m 높이의 허공에 고립돼 3시간 가까이 공포에 떠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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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에서 금정산 정상 구간을 운행하던 케이블카 두 대가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서자 119 구조대가 승객들을 25m 아래 지상으로 구출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46명이 세 시간가량 갇힌 채 공포에 떨었다. 부산 연합뉴스
20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에서 금정산 정상 구간을 운행하던 케이블카 두 대가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서자 119 구조대가 승객들을 25m 아래 지상으로 구출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46명이 세 시간가량 갇힌 채 공포에 떨었다.
부산 연합뉴스
20일 오후 2시 53분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의 케이블카 2대가 고장으로 멈춰 선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당시 케이블카는 길이 1260m 구간 중 2호 철탑 부근 600여m(해발 300m) 지점에서 멈춰 섰으며 이 사고로 상행선 케이블카에 8명, 하행선엔 38명이 갇혔다.

하행선 케이블카 승객 이모(44)씨는 “케이블카가 내려오다 한 차례 충격과 함께 갑자기 가속이 붙어 수십m를 쏜살같이 내려가다 멈췄다”며 “많은 승객이 비명을 지르며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사고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50분쯤부터 구조에 나선 부산시소방본부 구조대는 승객들이 케이블카 바닥을 열어 내려보낸 비상용 로프를 잡고 올라가 승객을 1명씩 구조낭에 태워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구조대원들은 오후 5시 39분까지 상하행 케이블카에 탑승한 직원 2명과 승객 44명을 전원 구조했다.

케이블카에 연결된 3개의 철사 와이어 중 1개가 이탈하면서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유창삭도 측도 와이어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자 시스템 스위치를 꺼 케이블카를 비상 정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카 운영업체의 늑장 신고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평소 케이블카로 금정산을 오르는 이모(58)씨는 “큰 인명사고가 났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면서 “회사가 늑장 구조 요청을 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중간에 케이블카가 멈춰 서자 여승무원이 무전기로 사무실에 연락했으며 사무실에서도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1966년에 완공돼 47년째 운영 중이며 2002년 9월에도 강풍으로 인해 운행 중에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01-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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