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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m 공중에 케이블카 ‘대롱대롱’…공포의 165분

25m 공중에 케이블카 ‘대롱대롱’…공포의 165분

입력 2013-01-21 00:00
업데이트 201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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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2차례 안전점검서 적합 판정 무색케하는 안전사고 발생

“갑자기 공중에 몸이 붕 뜨며 케이블카가 아래로 처박히듯 수십m를 빠른 속도로 내려갔습니다. 승객들이 중심을 잃고 주저앉았으며 비명지를 틈도 없었습니다.”

20일 오후 2시53분께 부산 금강공원 케이블카 하행선에 타고 있던 승객 이근민(44)씨는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씨는 “마주 오던 상행선 케이블카 위쪽 와이어가 느슨해진다싶더니 케이블카가 빠른 속도로 미끄러졌다”며 “너무 무서웠고 이대로 죽는 줄 알았다”고 몸서리쳤다.

아들 둘, 아내와 함께 이날 오전 범어사를 출발해 금정산 산행을 한 이씨는 케이블 탑승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나자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119구조대원들에 의해 아들 둘과 아내가 무사히 땅을 밟고나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하행선에는 38명, 상행선에는 8명이 각각 탑승한 상태였다. 케이블카는 48인승으로 정원 초과는 아니었다.

승객 중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남녀노소 등 연령대가 다양했고 대부분 가벼운 등산복 차림이었다.

이들은 모처럼의 케이블카 탑승이 추운 겨울 25m 높이의 허공에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공포 체험’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차원주(46·여)씨는 “가족과 함께 케이블카를 탔는데 너무 놀랬고 정신이 없었다”며 “사고 당시 와이어가 덜렁거리는 것이 보였고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차씨는 로프를 타고 땅을 밟자 “아이고 이제 살았다”는 말과 함께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승객들은 고장으로 케이블카가 멈춰선 뒤 구조가 완료되기까지 165분 동안 추운 날씨와 싸우며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승객수가 적었던 상행선 케이블카 승객들은 안내직원과 함께 내부에 있던 비상용 로프를 통해 자체 탈출을 시도해 하행선에 비해 빨리 구조작업이 끝났다.

케이블카에 탑승한 한 직원은 “철탑 부근에서 하행선 케이블카가 멈췄는데 만약 철탑과 부딪혔다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119소방구조대원과 함께 구조작업에 나서 이날 오후 5시38분 승객과 직원 등 케이블카에 갇혔던 46명 전원을 무사히 구조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금강공원 케이블카가 설치(1966년 완공)된 지 40년을 훨씬 넘어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교통안전공단이 안전점검을 실시해 적합 판정을, 안전진단 전문기관인 ㈜대농구조안전연구소가 철탑과 기초부에 대한 안전진단을 벌여 구조적인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와이어 이탈로 추정되는 케이블카 안전사고가 발생해 금강공원 케이블카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교체와 재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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