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지도부 언제 나오나’ 애타는 경찰

‘철도파업 지도부 언제 나오나’ 애타는 경찰

입력 2013-12-31 00:00
업데이트 2013-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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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일간 계속된 철도파업이 끝내기 수순에 들어갔지만 김명환 위원장 등 파업 지도부를 수사 중인 경찰은 여전히 이들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도노조가 30일 파업철회 방침을 발표했지만 김 위원장 등 지도부는 ‘현장투쟁’을 선언하고는 자신들의 경찰 출두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조계사에, 최은철 대변인은 민주당사에 각각 경찰의 수배를 피해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업무 복귀와 현장투쟁 전환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철도 분할과 민영화를 저지하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징계 등 현장 탄압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서행을 묻는 말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찰 출두 여부와 관련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국회에 만들어진 철도산업소위원회 활동과 징계를 받은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부위원장 등과 자주 접촉한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노조 지도부는 한 달 이상은 조계종에 머무를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들이 벌써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도 접수되고 있다.

지금으로선 철도파업을 일단락하고 대화하자는 대승적인 합의가 됐고 조합원들이 31일 모두 현장에 복귀하는 마당에 이들이 ‘농성’을 할 개연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수서발 KTX 법인 면허가 발급됐고 조합원들에 대한 대규모 손배소와 징계가 예정된 상황에서 노조가 현재 얻은 것이라곤 국회 소위원회 구성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이 경찰에 순순히 투항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회 소위가 노조가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다시 장기 대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경찰은 가뜩이나 이들 때문에 애를 먹었다.

경찰은 22일 이들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 민노총 본부에 대한 대규모 수색 작전을 벌였지만 허탕을 쳤고, 이후 이들이 거리로 나와 조계사로, 민주당사로 들어갈 때에도 넋 놓고 지켜봐야만 했다.

가뜩이나 지붕 위에 올라간 닭을 쳐다보는 신세가 됐는데 이런 상황이 앞으로 당분간 계속되면 경찰로선 여간 난처한 처지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이후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경찰은 파업 철회와 관련 없이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계속 자신들이 머무는 곳에서 자진해 나오지 않아도 경찰이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여러모로 매우 민감한 장소에 공권력을 투입했다가는 쓸데없는 불씨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코레일로부터 고소된 조합원 198명에 대한 수사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역시 골칫거리다.

경찰은 22일 민노총 수색 작전이 실패한 것은 노조 간부들이 민노총 본부가 있는 경향신문 건물의 다른 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지, 이들이 경찰의 포위망을 빠져나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 간부들의 도주 경로가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들이 경찰의 경비를 뚫고 나간 사실이 드러나면 경찰은 또 굴욕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 등이 현재 머무는 곳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옮기면 정말 망신”이라며 “그렇다고 마냥 수배자를 보고만 있자니 그럴 수도 없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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