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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만 마리 살처분한 음성군 AI 방역대책 ‘구멍’

84만 마리 살처분한 음성군 AI 방역대책 ‘구멍’

입력 2014-03-06 00:00
업데이트 2014-03-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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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마리 불법매립 농가도 AI확인…살처분에만 급급, 방역·예찰은 소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가금류 84만 마리를 살처분한 충북 음성군의 방역체계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6일 충북도와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음성군 맹동면과 인접한 진천군 이월면 종오리 농장에서 AI가 신고된 이후 음성지역에서 살처분이 시작돼 56개 농가의 가금류 84만 마리(오리 51개 농가 59만1천 마리, 닭 5개 농가 24만9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그동안 음성군에서는 3개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를 했다.

그러나 예방적 살처분을 하면서 AI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오리 농가 51곳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40곳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살처분 당시 신고만 되지 않았을 뿐 대부분 농가가 AI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농가 2곳에서는 AI 바이러스 항체까지 검출됐다. 이는 AI에 감염된 지 최소한 1주일 이상 지났다는 것으로, 해당 농가가 AI 감염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달 12일에는 맹동면의 한 오리 농가가 폐사한 새끼 오리 1만 마리를 신고조차 하지 않고 매립했다.

매립한 오리의 가검물 등을 조사한 결과 이 농장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이 오리를 불법 매립한지 5일 뒤 인근의 농장에서 AI가 신고돼 대대적인 살처분이 진행됐다.

특히 이 일대는 오리 농가들의 축사가 붙어 있을 정도로 밀집해 있어 한 농가라도 AI가 발생하면 인근 농장이 ‘초토화’될 가능성이 커 철저한 방역과 예찰이 필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음성군은 오리 불법 매립을 전혀 모르다가 소문이 돌자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발했다.

이 때문에 음성지역의 AI는 수평 전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평 전파는 발병지의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차량에 묻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의미하며, 역학농가는 발병 농가를 방문한 사람이나 차량이 자주 왕래해 역학적으로 연결된 농가를 뜻한다.

AI가 급속도로 번져가는 데도 군과 방역 당국은 사실상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AI를 따라다니며 대대적인 살처분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군과 방역 당국이 가금류에 대한 전화예찰 만을 실시해 AI 발생 여부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농민들의 자진 신고에 의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육하는 오리가 폐사하는 등 AI 징후가 나타나도 농가에서 ‘쉬쉬’하며 신고를 하지 않으면 방역 당국은 무방비 상태에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자 방역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농장주로부터 가금류의 분변을 건네받아 검사하는 정밀 예찰로 전환했다.

그러나 AI가 발생한 음성, 진천지역의 가금류는 ‘씨가 마를 정도’로 대부분 살처분 한 뒤여서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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