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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앞두고 웬 날벼락”…청원 AI 오리농장주 ‘한숨’

“출하앞두고 웬 날벼락”…청원 AI 오리농장주 ‘한숨’

입력 2014-03-06 00:00
업데이트 2014-03-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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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 날짜가 코앞에 다가왔었는데…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집니다”

6일 오전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충북 청원군 북이면의 한 육용 오리농장.

방역 당국이 AI 확산 방지를 위해 설치한 출입통제선 앞에서 이 농장 주인 장모(61)씨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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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는 충북 청원군 북이면의 한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도 방역대책본부와 청원군에 지난 5일 통보했다. 사진은 이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는 충북 청원군 북이면의 한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도 방역대책본부와 청원군에 지난 5일 통보했다. 사진은 이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3일 후면 자식같이 키운 오리를 출하할 수 있었는데 ‘불청객’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모든 것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청원지역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장씨 농장이 처음이다.

10여 년 전 AI가 진천군과 음성군을 휩쓸었을 때에도 청원군에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27일 진천군 이월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몰두했다.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농장 주변 등을 소독했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출도 삼갔다.

6년간 애지중지 오리를 키우며 꿈꿨던 부농의 꿈이 한순간의 방심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장씨는 “농장과 집에서만 생활했는데 어떻게 우리 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며 답답해했다.

오리가 AI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집단 폐사나 활력 저하 등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자신의 농장에서 기르던 오리 9천400여 마리를 비롯해 반경 500m 내 다른 농장 2곳에서 키우는 오리 등 1만9천여마리가 매몰처분된다는 소식은 장씨를 더욱 착잡하게 했다.

’나 때문에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죄책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장씨는 “내 농장 인근에서 키웠다는 이유로 애지중지 기른 오리를 땅에 묻을 수밖에 없는 다른 농장 주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원군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청원군의 한 관계자는 “AI 청정지역이었던 우리 지역에 불청객이 찾아와 안타깝다”라면서 “AI가 확산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 방역대책본부와 청원군은 이날 10㎞ 안에 있는 가금류 사육 농가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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