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려들었던 축제 이제 가슴 좀 펼까

움츠려들었던 축제 이제 가슴 좀 펼까

입력 2014-06-10 00:00
업데이트 2014-06-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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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조심스레 기지개…정부도 권장

세월호 참사 여파로 잔뜩 위축됐던 전국 곳곳의 축제 분위기가 조금씩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취소·축소·연기되는 축제가 6월 들어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4월과 5월에 연기된 축제도 늦게나마 하나 둘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고 있어서다. 여기다 최근 정부도 축제를 비롯한 문화 여가활동의 권장에 나섰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면서 전국의 축제 마당은 돌연 차갑게 얼어붙었다. 크고 작은 축제들이 전례 없이 줄줄이 취소되고 만 것.

특히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은 10월과 더불어 일 년 중 축제 열기가 가장 뜨거운 달이어서 그 파장이 매우 컸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4월 29일 현재)에 따르면, 4월 하순과 5월에 열릴 예정이던 축제 328개 중 168개가 무더기 취소됐고, 108개가 연기됐으며 41개는 축소 개최됐다.

경기도에서는 지역대표축제인 이천도자기축제(4월 25일-5월 18일)가 9월로 연기됐고, 고양국제꽃박람회(4월 25일-5월 11일)도 공연 등을 대폭 생략하고 전시 위주로 조용히 치렀다. 이 지역에서 취소·축소·연기된 축제는 56개에 달했다.

전라남도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지역의 간판급 축제인 함평나비대축제(5월 2일-11일)가 세월호 여파로 모두 취소돼 축제 개막을 기다려온 이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함평나비축제 측은 “올해로 16회째였는데 행사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지역에서 취소·축소·연기된 축제는 30여 개에 이르렀다.

봄꽃 축제들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단축된 것도 아쉬움이 컸다. 철쭉제의 경우 단양 소백산철쭉제, 영주 소백산철쭉제 등이 국민정서를 감안해 기간을 단축한 가운데 조용히 치렀고 보성 일림산철쭉제, 산청 황매산철쭉제, 남원 바래봉철쭉제, 제주 한라산철쭉제도 꽃만 구경하는 정도에 그쳤다.

사회 분위기가 이처럼 숙연해지면서 관람객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8일 간 열린 춘천마임축제의 경우 모두 10만2천여 명이 관람해 지난해의 17만여 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축제 주최 측은 “관객 동원력이 컸던 ‘아수라장’ 프로그램 등을 추모제 형식으로 전환하다 보니 예년보다 관객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6월로 접어들면서 상당히 누그러진 느낌이다. 지난 7일 개막한 무주반딧불축제는 개막식에 5천여 명의 관광객이 참가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아침 일찍부터 찾는 이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막을 여는 남원춘향제 또한 닷새동안 모두 26개 프로그램으로 내실있게 꾸릴 예정이어서 관람객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추모 분위기는 고려하되 축제 열기도 되살리는 균형의 묘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각 부처와 전국 17개 광역시·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6단체에 ‘문화·예술·체육·관광 활동 정상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예정된 문화·예술·체육·관광 행사의 조용하고 차분한 재개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전 국민적 애도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개인 여가 활동과 소비가 크게 위축됐고 그 결과 지역과 국가 경제의 침체가 우려되고 있어 일상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동안 크게 움츠려들었던 축제들이 얼마나 빨리 평상의 신명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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