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할 시간 줄테니 시계 맡겨라”…범행현장 돌아온 도둑

“반성할 시간 줄테니 시계 맡겨라”…범행현장 돌아온 도둑

입력 2016-01-06 09:14
수정 2016-01-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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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 돌려받으러 왔습니다.”

A(37)씨가 돈을 훔치려고 침입했던 광주 서구 화정동 김모(45)씨의 집을 다시 찾아간 시각은 5일 오후 5시 45분.

그러나 A씨를 기다리던 이들은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관하고서 돌려주겠다던 집주인 김씨가 아니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었다.

A씨가 김씨의 집 담을 뛰어넘은 시각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집안에 보관 중이던 외국 화폐 등 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다급하게 주머니에 쑤셔넣던 A씨는 때마침 귀가한 김씨에게 멱살을 잡혔다.

다부진 체격의 김씨에게 붙잡혀 30여 분간 꼼짝 못한 A씨는 평소 아끼던 이탈리아제 명품 시계를 맡긴 뒤에야 김씨의 완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씨는 반성할 시간을 줄 테니 30분 뒤 다시 와서 시계를 찾아가라며 A씨를 돌려보냈다.

눈앞에서 집안에 도둑이 들었다고 신고하면 제 아무리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김씨일지라도 자신보다 젊은 A씨를 완전히 제압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발휘한 기지였다.

김씨의 말에 순순히 응한 A씨는 시계를 돌려받으려고 범행 현장을 다시 찾아갔다가 경찰에게 체포됐다.

A씨가 20대 초반에 80여만원을 주고 산 손목시계는 명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진 지 오래지만, A씨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담긴 애장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절도 등 전과 2범인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또다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집안에 침입해 돈을 훔치려 한 혐의(절도미수)로 A씨에 대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여죄를 추궁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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