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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여아, 남의 집·시설 ‘전전’…기구했던 이승 4년

암매장 여아, 남의 집·시설 ‘전전’…기구했던 이승 4년

입력 2016-03-19 21:30
업데이트 2016-03-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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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인 엄마 사랑 못 받고 외부 생활…엄마 품에 안긴 지 7개월 만에 변

만4세이던 5년 전 학대로 숨진 뒤 친엄마와 계부에 의해 차가운 땅속에 묻힌 안모양은 생전에도 항상 따뜻한 사랑이 필요했던 아이였다.

4년이란 짧디짧은 삶 동안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품속에서 지낸 것은 채 1년이 못 됐다.

이곳저곳을 떠돌다 뒤늦게 그리운 엄마와 살게 됐지만, 네 살배기 아이는 가족의 정과 삶의 행복을 느껴보기 전에 차가운 12월 욕조 속에서 세상과 이별해야 했다.

안양은 2007년 8월 청주에서 태어났다. 안양의 엄마 한모씨는 미혼모였다. 당시 한씨의 나이는 28살.

안양의 친부는 출산 전 한씨의 곁을 떠났다. 친아버지와의 인연은 그게 다였다.

세상과 연을 맺을 때부터 온전한 가정에서 클 수 없었던 안양은 곧바로 가정위탁을 받게 됐다.

가정위탁은 친부모가 양육할 수 없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다른 일반가정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두 살까지 남의 집에서 자랐다.

이제 말도 배우고 엄마 앞에서 재롱을 부릴 나이가 됐지만 한씨는 여전히 안양을 키울 여력이 못됐다.

2009년 말 안양은 또다시 청주의 한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졌다.

이 시설에서 안양은 큰 문제 없이 생활했다. 하지만, 그때 시설 관계자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안양은 우울한 표정의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로부터 1년 반 정도가 지난 2011년 4월, 드디어 엄마가 찾아왔다.

안양을 데려온 한씨는 한 달 뒤 안모(38)씨와 결혼했다. 안양은 비로소 꿈에 그리던 엄마와 함께 생활하게 됐고, 새 아빠도 생겼다.

그 무렵 한씨는 안씨의 아이를 가졌다. 안양에게는 동생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배가 불러올수록 안씨는 예전처럼 안양에게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리고 문제의 2011년 12월 어느 날.

한씨는 소변을 가리지 못한 안양을 홧김에 물이 찬 욕조에 가뒀다. 겨울이었다. 욕조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안양은 이렇게 이승의 짧은 삶을 마감했다.

꿈속에 그리던 엄마와 함께 살게 된 지 불과 7개월 만의 일이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19일 물이 담긴 화장실 욕조에서 숨진 딸 아이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로 계부 안씨를 긴급체포했다.

한씨는 2014년 취학했어야 할 아이가 계속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긴 학교 측과 동주민센터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딸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안 양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진천 야산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은 찾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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