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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잃고 아빠 구속…‘욕조학대’ 여아 의붓여동생도 ‘기구’

엄마 잃고 아빠 구속…‘욕조학대’ 여아 의붓여동생도 ‘기구’

입력 2016-03-20 13:32
업데이트 2016-03-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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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나이에 고아 신세…아동보호기관에서 임시 기거

5년 전 친모의 ‘욕조 학대’로 숨져 암매장된 청주 네 살배기 여아 안모(당시 4살) 양만큼이나 홀로 남겨진 의붓여동생(4)도 기구한 신세가 됐다.

엄마 한 모(36)씨는 2011년 12월 중순께 청주의 자택에서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서 가혹행위를 해 안 양을 숨지게 했다.

당시 한 씨는 만삭의 몸이었다.

그해 결혼한 남편 안모(38) 씨와의 사이에서 생긴 여아였는데, 안 양에게는 의붓여동생이었던 셈이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 숨진 안 양은 아빠와 엄마에 의해 진천의 한 야산에 묻혔고, 생전의 흔적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런 언니의 존재를 모른 채 이듬해 태어난 의붓여동생은 공교롭게도 올해 안 양이 변을 당했던 당시 나이와 꼭 같은 네 살이다.

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 앞에서 한껏 재롱부리고 사랑을 받을 나이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숨진 안 양을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부모의 비정한 행위가 드러나면서 살아 생전 부모의 외면 속에 남의 집과 수용시설을 전전했던 안 양과 비슷한 팔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엄마 한 씨는 안 양이 취학 대상인데도 입학하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딸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빠 안 씨는 의붓딸의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로 영어의 몸이 됐다.

졸지에 아빠, 엄마가 모두 곁을 떠나 홀로 된 안 양의 의붓여동생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운영하는 그룹홈에 맡겨졌다.

그룹홈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이 일반 가정과 같은 주거 환경에서 지내도록 7인 이하 소규모 보호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육시설이다

의붓여동생은 우선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심리 상담을 받게 된다.

상담 결과 학대 징후나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나타나면 당분간 아동보호전문기관 관리 아래서 심리 치료를 받게 된다.

반대로 정상 소견이 나오면 지금의 그룹홈은 임시 보호소이기 때문에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한다.

친가나 외가 쪽에서 맡아 준다면 다행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빠 안 씨는 독자인데다 양친을 모두 여의었고, 다른 친인척과도 왕래 없이 고아와 다름 없이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어머니와 언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친인척이 양육을 원치 않는다면 결국 장기보호시설로 보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 기관의 설명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외견상 아무 문제 없이 그룹홈의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설에서도 잘 지낼 수 있겠지만 혈육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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