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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의붓딸 가리지 않은 자녀학대…가정 파멸로 막내려

친딸·의붓딸 가리지 않은 자녀학대…가정 파멸로 막내려

입력 2016-03-28 11:00
업데이트 2016-03-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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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상습 폭행 계부, ‘귀찮게 한다’ 두살배기 친딸도 매질

5년 전 친모의 가혹 행위로 숨져 암매장된 안모(당시 4살)양의 의붓여동생(4)도 아버지의 학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안양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38)씨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안양의 의붓여동생을 학대한 혐의를 추가했다. 이 의붓여동생은 안양의 친모인 한모(36)씨 사이에서 낳은 계부 안씨의 친딸이다.

경찰은 안씨가 자신의 친딸도 4차례에 걸쳐 학대·폭행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안양이 숨진 지 몇달 뒤 태어난 여동생 역시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어주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생활할 수 없었다.

부부는 잦은 다툼을 벌였고, 안씨는 친딸에게도 사정없이 매를 댔다.

안씨의 친딸 학대에는 별다른 이유도 없었다.

경찰은 “잠을 자는데 딸이 ‘눈을 뜨라’며 만졌다는 이유로 때렸다”며 “폭행이 일상화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은 자살한 한씨가 2014년 쓴 메모에서도 확인됐다.

경찰이 한씨 메모를 통해 확인한 안씨의 두살배기 친딸 학대만 4건이다.

네살배기 안양에게 행한 친모 한씨의 학대는 더욱 가혹했다.

한씨는 소변을 가리지 못했다며 친딸인 안양을 베란다에 하루종일 방치하며 학대했고, 심지어 사흘동안 굶기기도 했다. 한씨는 네살배기 딸을 이렇게 가혹하게 학대한 이유로 ‘미워서 그랬다’고 메모에 적었다.

한씨가 안양을 학대하거나 때리겠다고 협박한 사실은 그가 남긴 메모에서만 무려 13차례나 확인된다.

계부 안씨 역시 의붓딸 안양을 폭행했다. 경찰이 확인한 것만 6차례고 이 가운데는 부상이 심해 상해 혐의를 적용한 경우도 있다.

증오와 원망의 대상이었던 부부 사이에서 아이들은 거추장스러운 짐이었고, 분풀이의 대상에 불과했다.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안양의 의붓 여동생은 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태어날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랄 수 없는 기구한 운명이었다.

친모의 학대를 받다 숨진 언니가 암매장돼 흔적조차 사라진 뒤 태어난 의붓여동생에게도 가정은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내리어진 학대의 현장이었다.

언니가 변을 당했던 당시와 같은 네 살이 된 올해 부모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시한폭탄 같았던 가정은 결국 파국을 맞았다. 엄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빠는 죄값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안양이 4살의 나이에 가족과 모진 인연의 끈을 내려놓았듯이 의붓여동생 역시 그 나이에 가족을 잃고 남의 손에 맡겨지는 신세가 됐다.

구속된 안씨는 독자인데다 부모를 여의고 친척과도 왕래가 없었다. 엄마 한씨에게 친정식구가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씨의 자살과 안씨의 구속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용돼 있는 의붓여동생은 당장 언제까지 이곳에서 생활해야 할지 기약도 없다.

이 기관 상담 조사 결과 그녀는 또래 아이들보다 정신·육체적으로 발달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기관에서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아동 전문가는 “학대를 받은 아동은 보호시설보다 가정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보호받는 것이 좋다”며 “어린 시절 학대받은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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