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전시된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상징 손가락 모양 조형물이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다. 홍대 조소과 4학년 홍모씨가 환경조각연구 야외조각전 수업과제로 제작한 일베 조형물은 재학생들이 달걀을 던지고 철거 요구 쪽지를 붙이는 등 논란이 일었다. 2016. 6. 1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 조형물이 1일 결국 크게 훼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인터넷 상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예술 작품을 일정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과 ‘일베’ 조형물 설치로 피해를 볼 홍익대 구성원의 입장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아이디 ‘joun****’는 “예술이 보기 좋아야만 하는 게 아니다. 예술은 작가의 생각과 내면을 표현하는 것인데 자기가 보기 혐오스럽다고 해서 예술이 아니라고 치우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vers****’는 “작품 손괴한 사람을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혐오감을 주는 작품을 학교 정문에 배치한 것 자체가 썩 잘한 결정 같지는 않다”고 자신의 의견을 에둘러 표현했다.
트위터 이용자 ‘미묘’는 “일베 조각상 너무나 바보 같은 일이었고 그걸 부수는 일은 그보다도 더 바보 같은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ter7****’는 “만든 놈이나 부순 놈이나 대학 이미지 다 깎아 먹는다”고 불쾌해 했다.
이 작품의 제작자인 이 대학 조소과 4학년 홍기하씨가 ‘일베’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논란과 논쟁을 벌이는 것이 작품 의도라고 밝힌 것에 대해 “조각상이 결국 부서짐으로써 의도가 완성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siln****’는 “논란과 논쟁이 벌어지게 하는 것이 의도였다면 조각상이 부서지는 사건으로 그 의도는 충분히 이뤄진 것 같다”고 했고 ‘lasv****’는 작품을 훼손한 이들을 향해 “작품의 공동 창작자가 되신 걸 축하합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 ‘Heri****’는 “‘일베’ 조각상 논란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만 논의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걸 거기에 설치함으로써 피해를 받았다고 느낀 다른 홍대 구성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문제 아닌가?”라며 “설치자의 권리는 고려하면서 왜 그 대학 구성원들의 권리는 고려하지 않나”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조형물을 훼손한 김모(20) 씨 등 3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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