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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에서 이대 거쳐 靑까지…‘최순실 스캔들’ 일파만파

미르에서 이대 거쳐 靑까지…‘최순실 스캔들’ 일파만파

입력 2016-10-31 15:39
업데이트 2016-10-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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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의혹 제기 이후 2달 잠잠…최씨 드러나며 여론 폭발

대통령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의혹 ‘최순실 게이트’의 윤곽은 올여름 한 종합편성 채널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당시만 해도 조그마한 실마리 수준이었던 의혹이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현 정권 최대 권력 스캔들로 발전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TV조선은 7월 26일 민간 ‘미르재단’에 대기업들이 5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몰아줬다며 그 배후에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재단 설립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허가를 이례적으로 빨리 내어주는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이 기업들에 구체적인 지원 액수까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 보도는 안 수석 윗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며 큰 반향 없이 잊히는 듯했다. 안 수석과 문체부는 보도가 사실무근이라 해명했다. 그러는 사이 최씨는 9월 3일 딸과 함께 독일로 출국했다. 현지에 호텔을 사는 등 장기 체류를 준비했다.

꺼진 줄 알았던 의혹의 불길은 9월 20일 한겨레 보도로 살아났다. 신문은 미르재단과 설립 서류와 인적 구성이 판박이인 ‘K스포츠재단’의 존재를 보도하고 재단 설립과 운영에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인연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며 최씨의 정체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정부가 재단 설립 편의를 봐줬을 뿐 아니라 최씨가 개인회사 더블루K 등을 통해 재단의 수백억원대 자금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단 운영에 관여한 인사들의 폭로성 증언도 이어지며 최씨가 돈을 독일 등 해외로 빼돌리려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최씨와 친밀한 CF 감독 차은택씨도 재단 운영에 관여하며 정부 문화융성 정책에 개입했단 증언이 잇따랐다.

이와 동시에 최씨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를 들어갈 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역시 부각됐다. 이대가 정씨의 입학을 앞둔 지난해 승마 체육특기생을 신설했고, 면접 당시에도 정씨를 합격시키라는 취지의 지시가 학교 윗선에서 내려온 정황이 언론에 포착됐다.

특히 최씨가 딸 정씨의 제적을 경고한 교수에게 찾아가 욕설을 한 뒤 지도교수가 바뀐 사실, 정씨가 엉터리 과제물로 학점을 받은 사실은 학생들은 분노를 끌어냈다. 이런 비상식적 학사과정의 이면에 정부의 ‘예산 폭탄’이 있다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결국, 사회적 비난을 이기지 못한 최경희 이대 총장은 이달 19일 사퇴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JTBC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의혹의 불길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로 번졌다. 태블릿PC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열람하고 일부 수정까지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파문을 낳았다.

결국, 박 대통령은 25일 ‘최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의혹을 일부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언론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 색뿐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인사, 문체부 인사 등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최씨의 국정개입 수준도 외교·안보 기밀을 넘어 예산까지 미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는 사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14%까지 떨어졌다. 언론을 피해 유럽 어딘가에 숨은 최씨를 귀국시켜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비등했다.

청와대는 최씨에게 귀국을 종용했고, 검찰 강제 송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한 전국민적 압박을 이기지 못한 최씨는 결국 30일 극비리 귀국해 31일 검찰 청사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최씨는 “죽을죄를 지었다”며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청사 내 조사실로 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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