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는 커녕 관리비도 못내요”…불황에 문 닫는 점포 속출

“임대료는 커녕 관리비도 못내요”…불황에 문 닫는 점포 속출

입력 2016-12-16 09:36
수정 2016-1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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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상가 개점휴업 수두룩…‘불야성’ 창원 상남상업지역 상가까지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요.”

경남 김해시내 장유1동 한 상가 건물에서 만난 식당 주인 김모(53) 씨는 이달 말 가게를 정리할 계획이다.

더는 버틸 힘을 잃었다.

올 초 개업 때는 주방과 홀에 종업원 2명도 있었지만 지난 10월 모두 내보냈다.

아내는 주방으로, 자신은 홀을 담당하며 겨우 버티다 임대료조차 내기 어렵게 돼 결국 1년만에 문을 닫기로 했다.

상가에는 가게 문을 연지 2~3개월도 못 버티고 간판을 내리고 ‘임대’ 안내판이 붙은 곳이 늘었다.

매월 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할 만큼 어려운 점포도 부지기수다.

창원시내 한 대단지 아파트를 낀 상가 건물 곳곳에는 최근 수개월째 관리비를 체납한 점포를 알리는 공고문도 나붙었다.

무려 14개월째 관리비를 체납한 점포도 있다.

소규모 식당부터 학원, 병원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이 상가는 관리규약에 따라 3개월 이상 관리비 체납자를 공고하고 있다.

상가 관리소는 4개월 이상 체납 시 전기, 수도, 전화차단 등을 하겠다며 점포에 통첩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급명령이나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비용은 체납자에게 부담토록 하는 법적인 절차를 밟는 계획도 고심 중이다.

관리소는 “관리소 도급용역비 미지급 등 상가 관리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로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창원시 상남동 상업지역 상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낮 시간대엔 손님들을 찾기 어려울 만큼 썰렁하다.

저녁에도 상가 건물 외벽에 화려한 조명을 켜고 있지만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수두룩하다.

한 상가 가게 주인 박모(49) 씨는 “전체 상가 운영을 위해 할 수 없이 함께 점포 불만 켜놨을 뿐 가게 내부는 빈 곳이 많다”며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라고 말했다.

상남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소 소장은 “경기침체로 건물마다 보통 10% 이상은 비어 있다고 보면 된다”며 “1층은 그나마 임대가 돼 장사를 하지만 윗층으로 갈수록 비어있는 점포가 천지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주들이 공실률을 줄이려 임대료를 조금 깎아주는 당근을 던져도 장사가 안되니 1년 이상 세가 나가지 않는 가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게 사장들마다 임대료는 고사하고 관리비도 못낼 정도로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털어놨다.

연말 특수도 실종됐다.

상남동이 지역구인 노창섭 창원시의원은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만나는 업주들마다 매출이 1/3 이상 줄었다고 아우성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남동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체·관공서 송년회가 크게 감소해 연말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경기 침체로 창원공단 근로자들의 회식, 송년회가 대폭 줄었고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으로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면서 도무지 음식점이나 술집에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말 주차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시내 상가 주차장에도 저녁 시간에도 빈 곳이 많았다.

김해시 내외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남모(51) 씨는 “직장 송년회도 함께 식사만 하고 1차에서 끝내 버려 업종을 전환하거나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김해시가 파악한 지역 소상공인 점포 수는 대략 3만4천곳.

시는 이 가운데 시내보다 외곽, 규모가 큰 상가보다 소규모 상가에 입점한 점포일수록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 소상공인지원팀은 “경기침체로 힘든 상인들이 많아 내년에는 소상공인 육성자금 지원을 늘리고 상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김해센터 등을 찾아 적극적인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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