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 ‘남상태와 얘기했다’며 20억 계약 요구”

“박수환, ‘남상태와 얘기했다’며 20억 계약 요구”

입력 2017-01-12 13:56
수정 2017-01-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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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전 홍보담당 임원 법정서 증언…“남상태, 박수환 요구대로 해주라고 해”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대우조선해양 임원에게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성공 대가로 20억원짜리 계약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박씨의 공판에는 당시 박씨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는 전 대우조선해양 홍보담당 임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씨는 우선 “2008년 말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불발되자 다음 사장이 누가 되는지가 이슈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박 사장이 ‘산업은행장(민유성)을 잘 아니까 남 사장 연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남 사장 연임이 확정된 뒤 박씨가 전화를 해 “사장 연임도 됐고, 매각 과정에도 도움을 줬으니 3년간 20억원으로 계약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뉴스컴은 매달 900만원씩 1년짜리 홍보대행 업무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이 계약을 3년간 20억원으로 늘리되, 선수금으로 5억원을 주고 매달 4천만원씩 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이씨의 증언이다.

이씨는 “내가 ‘핸들링’할 금액도 아니고 또 사장 연임과 관련된 문제여서 박 사장에게 ‘사장과 직접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15분 뒤 다시 박씨가 “사장과 얘기했다”고 전화했고, 이후 남 사장에게 확인하자 남 사장도 “그렇게 해주라”고 했다는 게 이씨의 진술이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가격이나 계약 조건 협상 등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당시 이 상황에 대해 홍보직원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저도 일일이 설명할 수 없어서 밑에 이사에게만 살짝 귀띔해줬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계약이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뒷말’이 나왔다는 취지다.

‘20억’에 대해 박씨 측은 “이씨가 먼저 별도의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이씨는 “그런 게 있었다면 검찰에서 수사받을 때 얼마나 (마음이) 편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고 난 뒤 박씨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 조사받은 사실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씨가 “그런 얘긴 왜 했느냐”며 핀잔을 주며 “진술 내용을 좀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송 전 주필에게는 미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검찰에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죄인이다”라는 취지의 편지까지 썼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송 전 주필이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과 2009년 8월 17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거행된 쌍둥이배 명명식에 배우자와 함께 참석하고, 남 전 사장 등과 전세기를 타고 유럽에 다녀온 사실을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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