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권 문제는 개헌 사항…국회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
“1분기 중 자치단체와 자치경찰 논의…보안분실 인권친화적 개선”이철성 경찰청장은 14일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이 ‘경찰 비대화’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경찰 권한이 늘어난 것보다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고 15일 말했다.
경찰청장, 인천공항 치안현장 방문
이철성 경찰청장(앞줄 가운데)이 11일 오전 제2여객터미널 개항 및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 현장 점검하고 있다. 2018.1.11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개혁방안은 경찰이 1차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직접수사를 특수사건 수사로 한정하며 2차·보충적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쪽으로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국가정보원이 보유한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기고, 경찰청에 가칭 ‘안보수사처’를 만들어 대공수사를 맡기는 방안도 포함돼 일각에서는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청장은 이번 개혁안과 관련한 ‘경찰 비대화’ 우려에 대해 “경찰위원회 실질화, 외부의 민간 옴부즈맨 제도를 통한 경찰 통제 등 경찰개혁위원회에서 20개 정도의 과제를 내놨고 추가로 논의돼야 할 사안이 있으면 개혁위에서 요구가 있을 것이니 최대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청와대 개혁안에 수사권 조정의 핵심인 영장청구권 문제가 빠진 데 대해 “기본적으로 개헌 사항”이라며 청와대와 입장을 같이 했다. 그는 “어제 나온 여러 사항을 두고 국회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영장청구권을 독점한) 헌법상 검사 규정이 검찰청 검사인지, 특별검사 등 검찰청법상 검사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따라 입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학설도 있다”며 “그런 것들이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애초 경찰이 요구한 수사-기소 분리 전제에서 청와대 안이 다소 비켜난 점을 언급하면서도 “‘보충적 수사’라는 부분을 어떻게 볼지를 두고 명확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큰 차이가 있으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 경찰 뜻을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과 관련해서는 “시도지사협의회, 시군구청장협의회 등 지방자치 관련 4개 단체와 1분기 중 만나 자치경찰제의 큰 틀을 논의한 뒤 세부적 업무분장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대공수사권 이양에 따른 인권침해 우려에 대해 “논란이 된 사안은 일단 사실관계를 파악해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공개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현재 전국에 27곳이 있는 보안수사대 분실 가운데 시민 입장에서 불편해 보이는 시설은 인권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경찰의 대공수사 시설임을 알아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이 청장은 설명했다.
이 청장은 “보안분실 27곳 중 7곳의 시설이 굉장히 낡아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밖에서 보기에 경찰청 보안수사 시설임을 일반 시민이 충분히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등 시민 불편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1987년 고(故) 박종철 열사가 고문당해 숨진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을 시민단체에 넘기는 방안을 두고는 “국유재산이라 법적으로 민간에 무상 임대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달 중순 이후 단체들을 만나 논의하면서 실정법 허용 범위에서 최대한 요구를 반영하겠다”며 전향적 입장을 내놨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언급한 경찰대 개혁에 대해서는 “경찰이 커지는 만큼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를 공급해줘야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경찰대생들의 순혈주의와 폐쇄주의, ‘끼리끼리 문화’로 경찰 내에서 집단화한 엘리트가 생기는 등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안 수사와 관련해 이 청장은 고려대와 서울시립대 입학생 4명이 브로커를 끼고 장애인 증명서를 위조해 장애인 특별전형에 합격한 입시비리 사건에 대해선 “현재 4명을 입건했고 진술로 입증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삼성그룹 차명계좌 수사도 관련자 추가 조사와 국세청 의견 조율 등을 거쳐 길지 않은 시일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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