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가림막 없는 유치장 화장실은 인권 침해”

인권위 “가림막 없는 유치장 화장실은 인권 침해”

오세진 기자
오세진 기자
입력 2020-01-23 21:48
수정 2020-01-2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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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수갑은 신체의 자유 침해” 지적

경찰 관련 규정 개정·인권교육 시행 권고
경찰서 유치장 안 화장실에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는 것은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 유치장 보호 유치실에 입감됐다. 유치실에는 화장실 칸막이가 없었다. 또 A씨의 두 손은 뒤로 돌려져 수갑이 채워졌으며 별도의 수갑을 연결해 벽에 고정해 둔 상태였다.

경찰청 예규인 ‘유치장 설계 표준 규칙’ 제12조 7항에는 ‘보호 유치실 내 변기 및 세면기는 안전을 위해 바닥에 설치하고 별도의 차폐막은 설치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수갑 사용에 대해 담당 경찰관은 “당시 A씨가 신체검사를 거부하고 소란과 난동을 피웠다”며 “보호 유치실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와 자해를 우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유치장 보호 유치실에 화장실 차폐시설 없이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은 유치인의 안정과 안전을 위한 감시를 넘어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수갑으로 A씨의 거동을 극단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봤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유치실 입감인의 인격권과 신체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01-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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