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전화 그만해주세요”…‘허경영 전화’에 연예인도 괴로움 호소

“제발 전화 그만해주세요”…‘허경영 전화’에 연예인도 괴로움 호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1-17 13:04
수정 2022-01-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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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전화’에 연예인도 괴로움 호소
‘허경영 전화’에 연예인도 괴로움 호소 가수 김필이 인스타그램에 ‘허경영 전화’ 통화내역을 캡처(오른쪽)한 이미지와 함께 “제발 전화 그만해주세요, 후보님”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왼쪽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가혁명당 중앙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허경영 대선후보.
연합뉴스
“제발 전화 그만해주세요, 후보님.”

지난 주말 가수 김필이 인스타그램에 통화 내역을 올리며 적은 호소다.

김필이 공개한 통화 내역의 주인공은 바로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선후보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투표 독려 전화를 지속적으로 돌리고 있다.

‘허경영 전화’로도 불리는 이 전화는 처음엔 “재미있다”, “나도 받아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허경영 전화’를 못 받아본 이들 사이에선 이른바 ‘인싸’들만 받을 수 있는 거냐는 농담도 돌았다.

그러나 몇주째 주말마다 ‘허경영 전화’가 반복해서 걸려오자 점차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험생들 사이에서 ‘허경영 전화’에 대한 짜증이 폭발했다.

입시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상당수 대학들이 수험생 개인 연락처로 수시모집 추가 합격 통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합격 통보를 기다리던 수험생들이 노심초사하며 서울 지역번호 ‘02’로 시작되는 전화를 받았다가 허 후보의 녹음된 메시지를 듣고선 분노를 금치 못했던 것이다.

한번 걸려온 번호를 착신금지로 돌려놨지만 비슷한 다른 번호로 또 ‘허경영 전화’가 걸려왔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허경영 전화’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아니라 단순히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만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58조 2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화를 받는 대상은 용역업체가 임의로 전화번호를 추출해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허 후보는 지난해 말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개인 전화번호를 알 필요는 없다. 합법적이고 전문적으로 하는 데에 용역을 줬다. 번호 1번부터 9번까지 컴퓨터로 만들어서 자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에서 ‘무작위로 걸려오는 전화로 인해 항의하는 전화는 안 오냐’는 질문에 허 후보는 “(항의 전화는) 거의 없다. 내 번호는 행운이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역 비용’에 대해선 “억 단위가 넘는다”면서도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국가혁명당 측에 따르면 허 후보의 음성을 10초 이상 듣게 되면 1건으로 과금이 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비용이 10초에 13원(부가세 포함) 정도다.

국가혁명당이 용역업체와 계약한 건당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1200만건의 발신을 계약한 것으로 한 매체는 전했다.

이를 단순 계산해보면 ‘허경영 전화’에 최소 1억 5600만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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