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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벌인 전장연 “이준석 100분 토론하자” 李 “100분? 무제한 해”

설전 벌인 전장연 “이준석 100분 토론하자” 李 “100분? 무제한 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3-31 16:35
업데이트 2022-03-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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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공개 토론 제안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맞불

집회서 케이크 들고 이준석 생일 축하 노래
박 “이준석 생일 축하하러 가자” 행진 예고
이 “어느 장단 맞춰야, 100분 말고 무제한해”
“박경석 대표가 직접 나와, 사회는 김어준이”
이준석 “전장연, 시민 볼모 잡는 아집 버려야”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선로서 시위로 李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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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의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입장하고있다. 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의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입장하고있다. 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지하철 시위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주고받고 있는 장애인단체가 31일 이 대표에게 100분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즉각 “어느 장단에 맞춰드려야 할 지 모르겠지만 토론 언제든지 해드린다”면서 “100분이 뭐냐. 1대1로 시간 무제한으로 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장애인교육권 완전보장을 위한 장애인들의 행진’ 집회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박 대표와 전장연 활동가들은 집회에서 케이크를 들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오늘 생일이라고 한다. 이 생일 케이크를 가지고 이 대표의 생일을 축하하러 가자”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케이크를) 전달하고 엽서를 써서 이렇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오고 가는 의제와 관련해 조건 없이 100분 토론 방식으로 언론을 통해 토론할 것을 제안드린다”면서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 국회에서 장애인 권리 4대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서한에 담은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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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정책에 대한 차기정부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정책에 대한 차기정부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이준석 “수십만 시민 지하철에 묶은게
정당한 숙원이면 1대1로 무제한하자”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확히 무엇에 대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과를 해달라고 며칠 반복하더니, 어제는 사과 안하면 2호선을 타겠다더니 오늘은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다”며 토론을 받아주겠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100분이 뭡니까”라면서 “서울시민 수십만명을 지하철에 묶어 놓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할 정도로 오래 기다린 숙원의 토론이면 1대1로 시간 무제한으로 하자고 수정 제안한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이 대표는 이어 토론 주제에 대해 ▲이준석은 장애인을 혐오하는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토론 ▲서울지하철 출근길 투쟁은 적절했는가 등을 제시하며 “토론자는 박경석 대표가 직접 나오시지요. 아 진행자는 김어준씨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31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2.3.31 연합뉴스
31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2.3.31 연합뉴스
삭발 나선 최용식, 이준석 사과 촉구
이형숙 “지하철 선로서 쇠사슬로 버텨”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두 번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에는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나섰다.

최 회장은 “이 대표의 말처럼 시민들을 볼모로 삼아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께서 저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단 일주일만 장애인의 삶을 체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지난 30일 첫 삭발식에서 철제 사다리와 쇠사슬을 어깨에 건 채 발언에 나섰다.

이 회장은 “우리가 처음 이동권 투쟁을 시작하면서 지하철 선로에 내려갔다.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쇠사슬과 사다리를 건 채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시민들에게 욕설을 들을 때마다 하는 말이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인데, 왜 장애인은 세상을 살면서 매번 미안해야 하나”라면서 “우리는 21년 동안 외쳤고 작게나마 세상을 바꿔내고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더 끈질기게 외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무엇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불분명하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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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지하철 삭발
계속되는 지하철 삭발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2022.3.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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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해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해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한 뒤 ‘장애인권리예산 확보’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2022.3.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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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정책에 대한 차기정부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정책에 대한 차기정부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이준석 “불특정 다수에 불편 끼치는
투쟁방식 용인한다면 사회질서 무너져”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7일 SNS에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을 향해 연일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불특정한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면서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전장연이 무조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다. 조건 걸지 말고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연이어 올린 글에서도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어서 발차를 막는 방식에 의존하시는데, 전장연이 하는 시위가 어떤 시위인지 사람들이 알아갈수록 단체가 지향하는 바는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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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전장연, 비문명적 불법 시위”
“文정부, 박원순 땐 시위 않더니 이제?”

이 대표는 다음날인 28일에도 전장연을 향해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비판을 계속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 시장 있을 땐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 기간을 기점으로 윤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장연의 집회와 관련해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예산과 탈시설 예산 6224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의 요구사항이 100% 꼭 관철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단 방식은 문명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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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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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3.29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3.29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헌법적 권리 실현 위한 것”
고민정 “서민주거지? 이준석 의도 저급”

이에 대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을 포함한 보편적 권리 확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매우 당연한 책무”라면서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당장 민주당은 ‘혐오를 조장한다’며 거센 비판에 나섰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혐오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불쾌해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전장연이 시위로)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주민과 3호선 등의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이 대표가 언급한 것을 거론, “굳이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쓴 저급한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누군가의 절규와 호소가 담긴 시간이라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교육받고 싶고, 이동하고 싶고, 이웃과 함께 동네에서 살고 싶은 ‘보통의 일상’을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눈물이라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장연 2호선서도 시위’
기사 링크 뒤 “사과할 일 없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전장연, 2호선에서도 시위할 것’ 기사를 공유한 뒤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라. 전장연을 생각해서 경고한다”면서 “이 기사만으로도 드러난 전장연이라는 단체의 논리구조가 이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이 사과를 안해? 그러면 2호선을 타서 몇 만명을 괴롭히겠어. 그리고 네 탓 할 거야. 사과 안 할래?’ 고민정 의원님 참고하세요”라고 올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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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2030 여성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2030 여성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2. 3. 31 김명국 선임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시각장애인 김예지 “책임 통감”
전장연 앞에 무릎 꿇고 사과


이 대표의 최고위 발언에 앞서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운동’ 현장에 참여,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김 의원은 시위 참여에 앞서 전장연 관계자들을 향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당 이 대표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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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24차례 벌여왔다. 2022.3.28 뉴스1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24차례 벌여왔다. 2022.3.2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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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우의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우의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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