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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소비자 “마트 3년 안 가, 상관없어” 속타는 노동자 “가족과 보낼 일요일 증발”

덤덤한 소비자 “마트 3년 안 가, 상관없어” 속타는 노동자 “가족과 보낼 일요일 증발”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12-20 20:48
업데이트 2022-12-2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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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의무 휴업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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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한 가운데 대구발 규제 완화 ‘신호탄’이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의무휴업 목적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자 도입됐지만 최근 중형식자재마트와 이커머스업체가 혜택을 받는다며 실효성 논란을 제기해 왔다. 20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일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도준석 기자
대구시가 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한 가운데 대구발 규제 완화 ‘신호탄’이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의무휴업 목적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자 도입됐지만 최근 중형식자재마트와 이커머스업체가 혜택을 받는다며 실효성 논란을 제기해 왔다. 20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일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도준석 기자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꾼다는 소식에 마트 직원들은 “이제 일요일에 못 쉬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15년간 일해 온 한 직원은 20일 “한 달에 두 번 쉬는 일요일은 유일하게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 “쉬는 날이 평일로 갑작스레 바뀐다면 많이 아쉽고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이마트 반야월점에서 18년간 일해 온 양은영(53)씨는 “의무휴업이 없을 때는 3, 4개월에 한 번 제비뽑기를 해서 주말에 쉬었다”면서 “동료 중에서는 일요일에 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마트 안에 있는 카페에서 책을 읽게 하거나 밥을 챙겨 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의무 휴업일을 월 2회로 지정한 건 주말 휴식을 보장해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고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의 상생을 위한 것”이라며 “마트 3사 주요 임원뿐만 아니라 지역 전통시장 상인, 소상공인, 마트 노동자와 함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시민들의 의견은 갈렸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맞벌이라 주말밖에 장 볼 시간이 없는데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 주말 언제라도 마트에 갈 수 있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권민지(30)씨는 “집에서 컴퓨터로 클릭 몇 번, 휴대전화로 터치 몇 번 하면 집 앞으로 물건을 다 가져다 주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격 차이도 거의 없어 마트에 가는 시간이 줄었다”면서 “마트가 일요일에 열면 가겠지만 평일로 옮겨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인선(24)씨는 “코로나 이후로 최근 3년간 대형마트에 간 적이 없다”면서 “저도 그렇고 지방에 사는 부모님도 간단한 물건조차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주부 김명자(61)씨는 “마트가 언제 쉬어도 상관없는데 마트에서 일하는 또래 친구들은 일요일 휴식이 간절할 것 같다”면서 “손주가 할머니 얼굴을 보러 마트로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2022-1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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