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국립공원인 지리산까지 산불이 번질까봐 우려됩니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째 이어진 26일 불길이 바람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까지 위협하자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이하 경남사무소) 관계자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이처럼 말했다.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산청 산불은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경계까지 번지면서 현장은 온통 연기로 뒤덮인 상황이다.
산불 현장에는 경남사무소 직원 등이 투입돼 주불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나머지 직원은 탐방로 차단 등 비상 상황에 대기하고 있다.
사무소 관계자는 “인명피해가 없도록 진화 작업을 할 예정이다”며 “현재는 산불이 가까워져 안전상의 이유로 잠시 작업을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사무소는 봄철 산불 통제방침에 따라 당초 4월 30일까지 정상부로 가는 29개 탐방로 중 8∼9개 정도만 부분 개방했으나, 산불 장기화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탐방로를 전면 통제했다.
통제 기간은 산불 추이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현재 야영장, 대피소, 탐방로에는 등산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9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에 따르면 현재 산불이 번진 지점 인근에는 반달가슴곰은 없으며 가장 가까운 개체는 약 5㎞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동물보전원은 아직 반달가슴곰과 관련한 특이사항은 없지만, 산불 확산 상황을 주시해 반달가슴곰 안전 여부도 계속 파악할 방침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 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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