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꽂은채 원격으로 문 잠가” 통행료 수거차 15분 만에 털려 사고 4~5㎞ 떨어진 곳서 발견…20대 최근 퇴사자 용의자 지목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거하던 현금 수송 차량이 눈 깜짝할 새에 털렸다. 경찰은 현금 수송 차량 회사에서 최근 퇴사한 A(27)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적을 뒤쫓고 있다.10일 경부고속도로 부산 톨게이트에서 2억여원이 실린 현금 수송 차량이 도난당한 지 15분 만에 인근 보호관찰소 건물에서 발견되자 경찰이 감식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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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차량은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거, 운송해 왔다. 이날도 경북 경산요금소와 영천, 경주, 서울산, 통도요금소 등 8곳의 현금을 수거한 후 부산요금소에 도착한 상태였다. 차량 안에는 현금 2억 1900만원이 든 자루 7개와 가방 1개가 실려 있었다. 안전요원 김모(33)씨는 “차 안에 열쇠를 꽂아둔 채 원격조종 장치로 문을 잠그고 영업소에 현금을 가지러 간 사이 차량을 도난당했다”고 말했다. 도난 순간 차량의 경보장치가 울렸으나 용의자는 그대로 차량을 몰고 달아났다.
이날 현금 수송차에는 운전기사 등 2명만 근무하고 있었다. 원래 회사 규정에는 1명이 운전대에 앉아 있고 2명은 현금을 수송하도록 임무가 나뉘어 있다. 그러나 두달 전부터 퇴직자가 생기면서 2명만 근무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근무자들을 상대로 열쇠를 꽂아두고 차량을 비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여러 요금소를 거치면서 통행료를 많이 싣고 있던 시간대에 도주로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부산요금소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현금의 무게를 감안할 때 용의자 1명이 탈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2명 이상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A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A씨는 현금 수송 대행 업체에서 7개월간 근무하다 지난해 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9일 오후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승합차를 빌렸다.
이 승합차는 사건 발생 2시간 전인 오전 1시 25분쯤 범죄 차량 인식시스템이 설치된 청룡동의 한 도로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재 연락이 두절된 A씨의 소재를 찾기 위해 예상 도피지 등에 형사팀을 급파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4-03-1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