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변화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더이상 볼 수 없다

25년 만에 변화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더이상 볼 수 없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10-11 12:13
수정 2023-10-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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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들불축제 열지 않고 재도약 위한 준비의 해로
기존 프로그램·축제 시기 등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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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축제의 모습. 제주시 제공
제주들불축제의 모습. 제주시 제공
제주들불축제에서 더이상 ‘오름 불놓기’는 볼 수 없게 됐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1일 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반영해 “오름 불놓기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4년에는 들불축제를 열지 않고 준비기간으로 삼는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더욱 완성도 높고 지속가능한 축제로 재도약할 수 있는 축제준비의 해로 정했다. 2025년부터 새로운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들불축제가 재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들불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0.8%로 “들불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율(41.2%)보다 9.6%P 높게 나타났는 도민 인식조사를 공개했다. 이날 운영위원회는 “도민참여단의 최종 숙의결과는 오름불놓기가 테마인 제주들불축제가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참여에 기반을 둔 제주시민이 함께 하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면서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전환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축제 기획과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주민참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강 시장은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반영해 다음 축제부터는 탄소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는 오름불놓기는 볼수 없게 된다”면서 “기존 프로그램들은 물론 들불축제 시기까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의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축제 프로그램 개발 등 기획부터 축제 운영까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시민 주도의 축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축제 아이템 공모 등을 병행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3월에 열리던 축제가 정월대보름으로 옮겨 열릴 수도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제주들불축제는 2012년까지 정월대보름에 즈음해 2월 2~3일에 열렸지만 강풍이 부는 날이 많아서 2013년부터 3월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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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삼 제주시장이 11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시 제공
강병삼 제주시장이 11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시 제공
강 시장은 “1997년부터 25년을 이어온 제주지역 대표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이제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있다”면서 “제주들불축제가 생태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식과 지속 가능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영훈 도지사도 지난 5일 출입기자단과의 차담회에서 “축제의 당위성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변화된 시대에 맞게 운영할 것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불 붙이는 행위가 법적으로 상당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인 책임은 결국 도지사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제주들불축제는 오름 하나를 통째로 태워야 봄이 온다는 설을 따르듯,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무사안녕,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제주고유의 전통민속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해 인기를 끌었다.

2019년 개최 이후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고, 2021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비대면으로 열렸다. 2022년에도 축제를 코앞에 두고 동해안지역 국가재난 수준의 산불이 나자 오름 불놓기를 전격 취소한 바 있으며 올해(3월 10~12일) 역시 ‘안전’을 이유로 오름 불놓기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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