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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야자수 짜내고 남은 기름으로 고발열량 연료 개발… 정액 기술료 15억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야자수 짜내고 남은 기름으로 고발열량 연료 개발… 정액 기술료 15억

입력 2014-10-01 00:00
업데이트 2014-10-0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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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저등급 석탄은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수분 함량이 높고 열량은 낮은 데다 자연적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높아 연료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시훈 박사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석탄 매장량의 85%가 저등급 석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무한정에 가깝게 나오는 팜잔사유(야자수에서 팜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를 이용해 저등급 석탄을 고발열량의 연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올해 5월 GS건설에 기술이전됐다. 15억원의 정액 기술료를 받았고, 생산되는 석탄 1t당 0.12~0.25달러의 경상기술료를 받는 조건이다. 현재 GS건설은 하루 5000t 생산 규모의 상용 플랜트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들어간 출연연구소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특허권 자체를 넘기는 방식과 기술만을 이전해 상용화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협회가 그렇듯이 한국의 출연연 역시 기술이전을 통한 성과 확산에 주력한다. 정부 예산을 투입한 결과물을 기업에 넘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상용화 단계에서 자칫 ‘대박’이 날 경우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기소재 전문 제조 기업인 삼동은 변압기, 발전기 코일 생산에 주력해 왔지만 몇 년 전부터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 왔다. 그러던 중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이붕화 마그네슘’ 초전도 선재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삼동은 이 기술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풍력발전기용 초전도 코일 신규 시장의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해 원자력연에 기술이전을 요청했다. 올해 2월 양측은 정액 기술료 8억원에 매출액 2%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삼동 측은 “MRI 시장은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라며 “2015년까지 100억원을 시설 및 생산라인에 투자하고 신규 인력 3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역시 다양한 원천 기술을 기술이전하고 있다. 자벌레의 이동 원리를 모방해 만든 ‘로봇 대장 내시경 시스템’을 2012년 이탈리아 벤처에 100만 유로(13억 4000만원 상당)에 이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온 배연가스를 제거하는 친환경 촉매 기술은 2개 기업에 기술이전돼 각각 포스코 전남 광양공장과 선박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10-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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