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백신 개발해 생쥐, 원숭이 실험에서 효과 확인

국내 연구진이 면역 증강제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용해 다양한 백신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 이 방법을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의약연구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전북대, 이화여대, 국제백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면역증강제와 세포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결합시켜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에 실렸다.

최근에는 안전성이 우수한 단백질 기반 백신이 주로 개발되고 있다. 안전성이 우수하지만 항체 생산 세포에 대한 면역유도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단백질 기반 백신이나 병원균의 불활성화 백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RNA면역증강제와 안정제를 함께 사용해 모든 백신 타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공동연구팀은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제공받고 전북대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항체량 측정과 바이러스 공격 실험을 진행했으며,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영장류를 이용한 면역실험을 실시했다.연구팀은 귀뚜라미 마비증세를 유발해 죽이는 귀뚜라미 마비바이러스의 RNA를 활용한 면역증강제와 아연금속으로 만든 RNA 안정제를 혼합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백신을 생쥐와 히말라야 원숭이에게 접종했다. 그 결과 생쥐는 1회 접종만으로도 치사량의 바이러스 공격에도 100% 방어되는 것이 확인됐고 히말라야 원숭이에게서도 바이러스와 독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중화항체를 유도해 메르스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용 백신과 살인진드기병으로 알려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백신을 개발 중에 있다.

금교창 KIST 뇌의약연구단 단장은 “메르스 바이러스에서 효과를 보인 이번 RNA 활용 단백질 기반 백신 플랫폼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교수도 “최근 코로나 때문에 연구 중에 있는 DNA나 RNA 기반 백신은 실제 백신제품으로 나온 적이 없고 대규모 임상을 실시한 바도 없다”라며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단백질 백신을 기반으로 RNA 면역증강제를 첨가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